올해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스토브리그는 어느 때보다도 신속하게 진행되면서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공식적으로 지난 19일 스토브리그, 즉 이적시장이 열린 가운데 일주일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의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시즌 개막 직전에야 로스터가 완성되기도 했던 예년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전광석화' 같은 상황이다. 10개팀의 주전 5명이 모두 확정된 가운데, 오는 30일부터 열리는 KeSPA컵은 말 그대로 내년 시즌의 판도를 탐색할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
시장을 가장 깜짝 놀라게 한 선수는 단연 T1을 떠나 한화생명e스포츠로 옮긴 '제우스' 최우제이다. 여기에 LPL(중국)에서 뛰었던 베테랑 '룰러' 박재혁의 귀환, 중하위권 팀의 적극적인 리빌딩 등 내년 시즌을 기대케 하는 요소가 상당하다.
최우제의 이적은 롤드컵(LoL 월드 챔피언십) 2연속 우승과 3연속 결승 진출 등 e스포츠계의 역사를 써나가던 T1의 이른바 '제오페구케'의 해체를 뜻한다. '페이커' 이상혁을 중심으로 '오너' 문현준, '구마유시' 이민형, '케리아' 류민석 등과 함께 T1의 전성시대를 일궜던 최우제는 자신의 가치를 더 높이 평가한 한화생명에서 제2의 커리어를 시작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원 소속팀이었던 T1과 최우제 소속사와의 커뮤니케이션 갈등 상황이 노출된 가운데, T1 팬들은 냉혹한 이적 시장의 현실을 맞닥뜨리게 됐다. T1은 최우제를 놓친 대신 공교롭게 한화생명의 탑 라이너였던 '도란' 최현준으로 빠르게 자리를 메웠다.
'바이퍼' 박도현과의 재계약에 성공한 한화생명은 최우제의 합류로 '완성체'가 됐다는 평가다. 한화생명이 LCK를 넘어 세계적인 팀의 반열에 서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롤드컵 우승이다. 올해 롤드컵에서도 8강에 그친 한화생명은 최우제를 영입, 롤드컵을 비롯한 국제대회 경험을 확실히 보강하게 됐다.
지난 시즌 LCK의 왕관을 한화생명에 내줬던 젠지도 이번 시즌 이를 갈았다. 젠지의 영구결번 선수 '룰러' 박재혁이 중국 생활을 뒤로하고 팀으로 돌아왔다. 박재혁은 지난 2016년 삼성 갤럭시 시절부터 2022년 젠지 시절까지 활약하며 롤드컵 우승과 LCK 우승을 거둔 젠지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박재혁의 곁은 '듀로' 주민규가 지킨다. 지난해 BNK 피어엑스에서 데뷔한 따끈따끈한 신인 주민규는 기민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변수창출에 특화된 서포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인의 패기와 박재혁의 경험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바텀라인이 구성되면서 팀 전체의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젠지는 팀의 주축인 '기인' 김기인, '캐니언' 김건부, '쵸비' 정지훈과의 재계약도 성공시키며 내년 시즌 역시 역대급 라인업으로 나선다.
중하위권팀들도 적극적인 리빌딩을 시작하면서 올해 돌풍을 예고했다. 만년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농심 레드포스가 대표적이다.
한동안 신인 위주의 선수 구성을 고집했던 농심은 젠지로부터 '리헨즈' 손시우, 디플러스 기아 출신의 '킹겐' 황성훈을 영입하며 전력을 대폭 강화했다. 팀의 에이스인 '지우' 정지우가 이번에 이적한 '네임드' 선수들의 곁에서 보다 막강한 화력을 뽐낸다면 농심은 다음 시즌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다.
광동 프릭스도 대대적인 리빌딩에 나섰다. '커즈' 문우찬의 빈자리를 KT롤스터 출신의 '표식' 홍창현으로 채웠고, LCS(북미)의 C9에서 뛰던 '버서커' 김민철을 영입했다. 중국의 펀플러스에서 뛰던 '라이프' 김정민까지 영입하면서 한층 강화된 전력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도전한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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