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경기 휘슬이 울렸다. 극적인 역전승, 하지만 응원석 곳곳에는 환희보다 질타의 걸개가 걸렸다. '김두현 나가', '순위 보고 느끼는게 있긴 하지?', '실패를 인정하고 모든걸 바꿔라'.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던 전북 현대의 2024시즌이 씁쓸하게 마무리됐다.
전북이 천신만고 끝에 살아남았다. 전북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와의 '하나은행 K리그 2024'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문선민의 결승골을 앞세워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1~2차전 합계 4대2로 승리한 전북은 가까스로 1부 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비기기만 해도 되는 경기지만, 김두현 전북 감독의 얼굴은 어두웠다. 김 감독은 강등의 스트레스로 병원 신세까지 졌다. 김 감독은 "1차전 결과가 독이 될 수 있다"며 "정공법으로 우리의 경기를 하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PO 마다 승리한 경험이 있는 김도균 이랜드 감독은 "꿈은 안꿨지만, 잠은 잘잤다"며 "전반 선제골만 넣으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주성'은 잔류를 바라는 녹색 물결로 가득했다. 2만3722명의 관중이 찾았다. 전북 공식 서포터스 MGB에 비해 화력에서 절대열세인 이랜드도 원정버스 7대를 동원해 맞섰다.
전북의 불안한 기운은 현실이 되는 듯 했다. 전북은 주도했지만, 이랜드 수비를 뚫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오히려 전반 추가시간 선제골을 허용했다. 몬타뇨의 환상적인 크로스를 브루노 실바가 헤더로 연결하며, 이랜드가 먼저 골을 넣었다. 합계 스코어 2-2 동점.
하지만 전북은 이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승리 DNA가 남아 있었다. 후반 4분 스로인 상황에서 노마크가 된 김진규가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티아고가 헤더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시즌 내내 부진하던 티아고가 승강 PO 두 경기 연속골로 '밥값'을 했다. 합계 3-2 리드.
이랜드가 총공세에 나섰다. 종료 직전 이준석과 김태환이 충돌하며, 동시에 퇴장 당하는 변수까지 생겼다. 이랜드가 한 골을 위해 사력을 다하던 순간, 전북이 역습 한방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52분 전진우의 패스를 받은 문선민이 마무리에 성공했다. 대역전승. 문선민은 '관제탑 댄스' 세리머니로 전주성을 열광시켰다.
전북은 2025시즌에도 K리그1에서 뛰게 됐다. 그나마 올 시즌 거둔 수확이었다. 이랜드는 창단 10주년에 첫 승격에 도전했지만 석패했다. 첫 승강 PO 진출로 만족해야 했다.
전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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