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잭 그릴리시에게 남은 건 자존심밖에 없다.
맨체스터 시티는 21일 오후 9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영국 버밍엄의 빌라파크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 경기에서 1대2로 패배했다. 이번 패배로 맨시티는 3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최근 12경기 단 1승에 그치고 있다.
이날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과감하게 그릴리시를 선발로 기용했다. 지난 유벤투스전에서 패배했지만 그릴리시의 경기력이 괜찮았기에 다시 한 번 기회를 줬다. 친정팀을 만난 그릴리시는 승부욕을 보여주면서 적극적으로 맨시티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5분에는 직접 슈팅까지 시도했고, 전반 12분에는 일카이 귄도안의 슈팅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0대1로 끌려가던 전반 37분에는 유효슈팅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반 43분에는 요슈코 그바르디올을 향한 결정적인 크로스까지 올려줬다. 전반전 그릴리시의 활약은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스스로 경기 집중력을 망쳤다. 전반전이 끝난 후 그릴리시는 추가시간 1분이 너무 적었다고 심판에게 항의했다. 이때 빌라 골키퍼인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즈가 달려 들었다. 밀리고 있는 입장이라면 신경전을 걸어도 무시해야 하는데, 마르티네즈는 그릴리시가 쉽게 흥분하는 선수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결국 두 선수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두 선수는 터널을 빠져 나가기 전까지도 계속해서 썰전을 벌였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마르티네즈의 전략은 통했다. 후반 들어 그릴리시의 존재감은 완전히 지워졌고, 맨시티의 공격은 더욱 무더졌다. 후반전 그릴리시는 경고 한 장을 적립하는 게 끝이었다.
그릴리시는 결국 46경기 무득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웠다. 2023년 12월 16일 이후로 맨시티에서 득점을 터트리지 못하고 있는 그릴리시다. 벌써 1년이 넘었다. 맨시티가 1억 파운드(약 1,824억 원)를 영입한 선수가 맞는지 의심스러운 기록이다.
커리어 최악의 부진에 빠진 그릴리시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친정팀과의 추억마저 지우기로 결심한 듯 보였다. 경기 후 그릴리시는 자신을 매우 사랑해준 친정팬들을 향해서 손가락 세 개를 들어올렸다.
그릴리시가 손가락 세 개를 들어올린 이유는 2가지 중 하나로 좁혀지고 있다. 맨시티로 이적해서 이룬 2022~2023시즌 트레블 혹은 맨시티 이적 후 이뤄낸 3번의 EPL 우승이다. 2002년부터 빌라에서 성장해 빌라에서 프로 데뷔를 이루고, 잉글랜드 국가대표팀까지 올랐던 그릴리시지만 친정팀에 대한 예우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맨시티 팬들도 그릴리시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그릴리시는 친정팀 팬들한테도 미움을 받는 선수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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