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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러스 기아와 스폰서 재계약 이끈 이혜영 기아 국내마케팅실장. "함께 성장하는 좋은 파트너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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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계속 함께 성장하겠습니다."

한국에서 태동한 e스포츠는 어느새 20주년을 지나 마음이 확고하게 서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이립'(而立·30세)의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완전한 대중적인 스포츠 콘텐츠라고 분명 한계가 있고, 숱한 위기의 순간을 지나며 '지속 가능성'에 대한 도전에 늘 직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계속 성장의 역사를 써내려 갈 수 있는 것은 그 가능성을 믿고 꾸준하게 지원을 아끼지 않은 많은 이들의 도움과 팬들의 존재감 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국내의 대표적인 프로게임단인 디플러스 기아가 지난 4년간 동행을 했던 후원사 기아(KIA)와 올해 네이밍 스폰서를 재계약하며 여정을 이어가기로 한 것은 분명 큰 힘이 되는 소식이라 할 수 있다. 기아 자체로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연매출 100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좋은 상황이지만, 올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무역과 통상 정책의 급격한 변화로 더욱 엄혹해진 글로벌 경제 상황이 언제 개선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환경이기에 더욱 그렇다.





지난 4일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기아360에서 만난 기아 국내마케팅실 이혜영 실장(상무)은 "디플러스와 함께 성장해 왔고, 앞으로도 기대가 크기에 회사에서도 선뜻 결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지난 2009년 기아에 경력직으로 입사, 각종 모빌리티쇼를 비롯한 국내외 마케팅 실무 활동과 함께 KIA 타이거즈, 호주오픈, 디플러스 기아 등 레거시를 거쳐 디지털에 이르는 스포츠 마케팅까지 각종 영역을 담당하고 있다.

기아는 지난 2019년 정도부터 LEC와 LCS 등 해외 리그 후원을 시작하면서 e스포츠와 첫 인연을 맺었다. 이어 2021년 로고와 사명을 변경하고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종합 모빌리티 회사로 리브랜딩을 하면서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함께 만들어갈 파트너로 디플러스와 손을 잡게 됐다. 다른 e스포츠 구단의 네이밍 스폰서십 기간이 대략 2~3년에 머무는 것을 감안하면 기아와 디플러스의 5년이 넘는 동행은 기간이나 후원 규모로도 '역대급'이라 할 수 있다.

회사 경영층의 확실한 방향성과 사내 MZ세대의 적극적인 호응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자연스럽게 재계약으로 이어진 것은 그만큼 기아와 디플러스와의 스폰서십이 e스포츠 산업에서 모범적인 사례로 꼽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팬들 초청 뷰잉파티, 기아 대표 차량과 선수들의 플레이를 연결시킨 팬 참여형 프로그램, KIA 타이거즈와의 컬래버레이션 유니폼 출시, 응원곡 제작 등 단순히 팀 후원이 아닌 파트너로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적극적인 팬덤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기아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은 디플러스 기아는 지난달 개막한 LCK컵 그룹 스테이지에서 5전 전승, 당당히 1위로 플레이오프에 오르며 올 시즌 역시 좋은 성적을 기대케 하고 있다.



이 실장은 "e스포츠 팬분들이 당장 차를 구매하는 고객이 아닐지라도, 자신들이 좋아하는 선수와 팀과의 파트너로서 기아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하고 향후 거부감 없이 처음 생각나는 브랜드가 될 수 있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정성적인 지표도 계속 상승하고 있는 등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e스포츠 접근을 신중하게 고민했지만, 함께 하기로 결정한 이상 진정성을 보여드릴 때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플러스의 성적뿐 아니라 선수들의 마인드와 팬 서비스, 체계적인 중장기 계획까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팀 프런트와의 신뢰 관계 등 모든 케미가 잘 맞기에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 개인적으로도 e스포츠를 통해 아들과 함께 성장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실장은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하고 있던 당시 중학생 아들을 너무 오래 PC 앞에 있는다는 이유로 무작정 끌어낸 적이 있다. 5대5 팀 플레이를 하던 선수가 갑자기 빠진거니…. 지금 생각해보면 게임과 e스포츠에 얼마나 무지했던 엄마였는지, 미안하고 부끄럽다"고 웃으며 "이제는 함께 e스포츠 경기를 보고 경기장도 가면서 많이 얘기하고 배우기도 한다. 주위의 많은 지인들도 e스포츠에 대해 물어본다. 부모와 자식 세대의 소통을 위한 최고의 스포츠"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레거시와 디지털 스포츠를 두루 경험한 전문가로서의 시각과 전망도 밝혔다. 이 실장은 "다른 레거시 프로스포츠에 비해 선수층이 아직 옅고, 후원 규모도 적어 실력 양극화도 있는 것 같다"며 "선수나 구단 입장에서도 좀 더 친화적이고 매력적인 콘텐츠로 다양한 연령대의 팬들에게 더 다가선다면 외연도 확대되고 후원사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인기 레거시 스포츠도 계속 변화를 하고 있다. e스포츠는 그 이상의 잠재력을 가진 콘텐츠이기에 얼마든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이라 확신한다"고 힘줘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