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새로운 슈퍼박테리아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인 접근법을 제시했다.
슈퍼박테리아는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고위험성 세균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슈퍼박테리아를 '차세대 팬데믹'이 될 것으로 경고한 바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감염병연구센터 류충민 박사 연구팀이 슈퍼박테리아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금 나노입자와 지질 나노입자 기반 신규 항생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나노과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에 지난 2월 게재됐다.
연구팀은 유익한 미생물 군집은 보호하면서 특정 병원체를 선택적으로 사멸할 수 있는 바이오 나노 기술을 개발했다. 슈퍼박테리아 녹농균의 생존에 필요한 철분을 세포 내로 이동시키는 유기물질인 '시데로포어'(siderophore)에 금 나노입자를 결합, 새로운 개념의 나노입자를 설계했다. 여기에 특정 파장의 빛(근적외선)을 처리하면 세균으로 들어간 금 나노입자가 순간적으로 수백도의 열을 발생시켜 녹농균을 사멸시키는 원리다. 피부 감염 생쥐 모델을 이용한 실험 결과, 면역세포나 정상 피부 조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상처가 신속하게 치유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유전체 편집 시스템인 '크리스퍼 카스 13a 유전자 가위'(CRISPR-Cas13a) 전달이 가능한 새로운 지질 나노입자를 설계해 진행한 실험 결과, 지질 나노입자에 의해 세균 몸속으로 들어간 유전물질이 치명적인 유전자 편집을 일으키며 세균이 사멸돼 패혈증을 성공적으로 억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슈퍼박테리아를 연구하는 생물학에 나노기술을 접목해 기존 항생제 치료 방식에서 벗어난 차세대 감염 치료법을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면서, 항생제 내성 세균 감염 관리를 위한 전문 치료제로서 나노 약물의 잠재력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