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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2030년까지 매년 500㎞씩 산불진화 임도(林道)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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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발생 때 인력·장비 신속 접근 통로…야간에도 작업 가능"

(대전=연합뉴스) 이은파 기자 = 산림청은 2030년까지 산불진화 임도(林道)를 매년 500km씩 확충한다고 25일 밝혔다.
산림청은 기후 변화 영향으로 대형화하고 일상화하는 산불에 능동적인 대응 차원이라는 입장이지만, 환경단체들은 임도 확충으로 산림만 파괴될 뿐이라며 반발해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산림청은 폭 5m의 산불진화 임도의 경우 차량 통행이 제한적인 일반 임도(3m)보다 넓고 주변에 취수장과 진화작업 공간도 확보하고 있어 대형산불 진화에 효과적이라고 판단한다.
산림청의 사업이 계획대로 시행되면 산불진화 임도는 현재 856㎞에서 2030년 3천856km로 늘어난다.
2022년 발생한 울진 산불에서는 산불진화 임도를 활용해 진화 인력과 장비가 현장에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었고, 산불진화 헬기를 운영할 수 없는 야간에도 진화작업을 계속할 수 있어 금강송 숲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산림청은 강조했다.
산림청은 동해안 및 영남지역 등과 같은 대형산불 취약지역에 산불진화 임도를 우선 설치할 계획이다.
숲이 울창하고 산세도 험해 작은 불이 대형산불로 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임도 효과가 그동안 여러 산불에서 분명하게 확인됐다면서 구체적인 사례도 제시했다.
2022년 밀양 산불의 피해 정도를 살펴보면 임도가 설치된 북서쪽 지역의 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임도가 없는 중앙부나 남쪽 지역의 경우 피해가 더 넓고 피해 정도가 컸던 걸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1일 발생한 경남 산청·하동 산불에서도 임도가 적은 지역은 산불진화에 214시간이 소요됐으나, 일주일 뒤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하동산불은 임도가 상대적으로 많아 24시간 이내에 진화할 수 있었다고 산림청은 전했다.

국립산림과학원 분석에 따르면 임도가 있는 경우 2km를 기준으로 4분 만에 산불 현장 도착이 가능한 반면, 임도가 없어 걸어서 이동 시 48분이나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도가 설치돼 있으면 펌프나 호스릴 등과 같은 30kg 이상의 무거운 진화 장비도 신속하게 대량으로 운송할 수 있다.
박은식 산림산업정책국장은 "작은 불씨가 대형산불로 이어지지 않도록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초기에 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임도를 계속 확충해 산불 대응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임도 확충으로 산불 초동 대응엔 효과를 볼지 모르지만, 대형화한 산불의 경우 임도가 오히려 바람길 역할일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기후 변화로 인해 온대활엽수림으로 식생이 바뀌는 우리나라에서 자연 복원 정책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sw21@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