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 타자들의 부진으로 고전 중인 소프트뱅크 호크스. 27일 라쿠텐 이글스전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0-2로 끌려가다가 6회 1점을 따라가고, 9회 2-2 동점을 만들었다. 9회 선두타자 6번 야나기마치 다쓰루가 1점 홈런을 때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역전 분위기를 끌고 가지 못하고 연장 11회 끝내기로 졌다. 잘 버텨주던 불펜이 마지막에 무너졌다. 센다이 원정에서 첫 경기를 잡고 2연패했다. 최근 11경기에서 7패. 소프트뱅크는 2주전 라쿠텐에 홈 3연전 스윕패를 당했다. 라쿠텐전을 상대로 1승5패를 기록했다.
고쿠보 히로키 소프트뱅크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상대 선수 한 명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장 11회 끝내기 안타를 친 타자가 아니었다. 그는 "무네야마에게 당했다. 대단한 루키다"라고 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신인 드래프트. 소프트뱅크를 포함해 5개 팀이 메이지대학 유격수를 1순위로 지명했다. 추첨을 거쳐 라쿠텐이 이 선수를 품었다. 올 시즌 최고 신인으로 꼽히는 무네야마 루이(22)다.
2-2로 맞선 연장 11회말. 선두타자 6번 나카지마 다이스케가 바뀐 투수 스모리 유키를 맞아 우전안타를 쳤다. 무사 1루. 보통 이런 상황에선 벤치에서 보내기 번트 사인이 나온다. 그런데 미키 하지메 라쿠텐 감독이 이 공식을 깼다. 7번 무네야마에게 강공을 지시했다. 무네야마의 타격감을 믿었다.
미키 감독의 선택이 맞았다. 볼카운트 1S에서 스모리가 시속 146km 직구를 던졌다. 스트라이크존 낮은 코스를 찔렀다. 무네야마가 이 공을 걷어올려 좌익 선상으로 날아가는 2루타로 연결했다. 무사 2,3루. 고의4구로 무사 만루가 됐고, 대타 와타나베 요시아키가 끝내기 안타를 터트렸다.
'루키' 무네야마가 끝내기로 가는 디딤돌을 놓았다. 프로에서 처음 맛본 끝내기 승리였다. 무네야마는 "번트 사인이 아니어서 어떻게 해서든 때려 찬스를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인답지 않게 차분하게 경기에 집중했다.
타격감이 좋았다. 2회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 4회 우전안타를 때렸다. 시즌 두 번째 3안타 경기. 무네야마는 28일까지 23경기에 나가 90타수 25안타, 타율 2할7푼8리를 올렸다. 2홈런-7타점-5득점을 기록했다. 퍼시픽리그 타격 8위에 올라 있다. 주포인 선배 아사무라 히데토(35)에 이어 팀 내 타격, 안타 2위, 타점 3위다.
고쿠보 감독이 타격을 보고 무네야마를 거론한 게 아니다.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가 발군이다. 대학 때부터 최고 유격수로 명성이 자자했다. 일부에선 20년 만에 나올만한 유격수라고 칭찬한다.
무네야마는 7회 가와세 히카루의 까다로운 안타성 타구를 매끄러운 수비로 처리했다. 수차례 소프트뱅크 벤치에서 탄식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연출했다. 일본언론은 무네야마의 호수비가 소프트뱅크의 공격 흐름을 깨트렸다고 했다.
무네야마가 머지 않아 일본을 대표하는 유격수가 될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