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작가 아니 에르노는 17세 때 댄스파티에 가려고 했다. 남몰래 좋아하는 남자가 그곳에 가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는 '너무 어리다'며 못 가게 했다. 게다가 입고 갈 드레스도 없었다. 그녀는 울분을 삭이기 위해 노트를 꺼내 들고 마구잡이로 글을 썼다. 일기였다.
1957년 1월 26일 시작한 그의 일기 쓰기 습관은 여태껏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거기에 나의 기분, 읽은 책, 기대, 권태, 특히 권태를 아주 많이 쓰는 습관이 생겼다"고 에르노는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2022년 노벨문학상을 받는 데 자양분이 됐던 소설 '단순한 열정', '사건', '집착', '세월'의 모티브도 일기에서 출발했다.
천재였지만 자살로 생을 마감한 작가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에는 연회에서 만난 시인 테드 휴즈에 대한 콩닥거리는 마음과 허망한 결심이 담겨 있다.
"나는 그를 절대 보지 않을 것이다."
결심과는 달리 그는 휴즈와 결혼해 아이까지 낳았다. 하지만 키 크고 잘생긴 '마성의' 휴즈는 한 여자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불성실한 남자였다. 휴즈가 번역가 아시에 베벨과 함께 떠나자 남겨진 플라스는 목숨을 끊었다.
작가들의 일기에 사랑과 후회, 증오의 감정만 담겨 있는 건 아니다. 문학에 대한 단호한 결기를 드러내기도 한다. 탁월한 단편 소설 작가 캐서린 맨스필드의 일기에는 작가로서의 각오가 묻어난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이 모든 것을 글로 쓸 시간뿐입니다. 내 책을 쓸 시간 말입니다. 그 이후에는 죽어도 상관없습니다. 나는 오로지 글을 쓰기 위해 삽니다."
최근 출간된 '내면 일기'(을유문화사)는 소설가, 화가 등 87인의 일기를 모아 놓은 책이다. 프랑스 주간지 '르 푸앵'의 기자인 소피 퓌자스와 문학박사이자 고서점 주인인 니콜라 말레가 사랑, 애도, 삶의 위기, 고독, 자기성찰, 역사적 사건, 여행을 주제로 유명인들의 일기를 묶고 해설을 달았다.
일기에는 그들의 성품이 묻어난다. 책은 텃밭을 가꾸며 일상을 살펴봤던 작가 조지 오웰, 매춘부였다 뒤늦게 자기 재능을 발견한 작가 그리젤리디스 레알, 보수적 부르주아 집안에서 해방돼 자신의 길을 개척한 작가 시몬 드 보부아르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일상과 삶을 소개한다.
이정순 옮김. 360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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