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금의 손흥민(토트넘)을 있게 한 '독일 전통명가' 함부르크가 7년만에 '독일 1부' 분데스리가로 복귀한다.
함부르크는 11일(한국시각) 독일 함부르크의 폭스바겐슈타디온에서 열린 울름과의 2024~2025시즌 2.분데스리가(2부)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6대1 대승하며 조기 승격을 확정했다.
3경기 연속 무승을 끊어내고 2연승을 질주한 함부르크는 16승11무6패 승점 59로 쾰른(승점 58)을 승점 1점차로 따돌리고 선두를 재탈환했다. 잔여 1경기를 남기고 승격 플레이오프권인 3위 엘버스베르크(승점 55)와의 승점차를 4점으로 벌렸다.
18개팀이 참가하는 2.분데스리가에선 최종순위 1~2위팀이 1부로 자동승격하고, 3위가 1부 16위팀과 플레이오프를 펼친다. 함부르크가 최종전에서 승리하면 2부 우승을 확정한다.
독일 최상위리그에서 6번 우승을 경험한 함부르크는 손흥민이 떠난 이후 계속된 재정 위기 속 내리막을 타다 2017~2018시즌 1부 17위의 성적으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강등됐다.
이후 거듭 승격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2021~2022시즌과 2022~2023시즌 2.분데스리가 3위 성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2023~2024시즌엔 4위에 그쳤다.
함부르크는 지난해 11월 1990년생 젊은 감독 메를린 폴친을 선임할 당시 8위에 처져있었지만, 6개월간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독일 5~6부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 21세 나이로 현역 은퇴한 폴친 감독은 손흥민이 활약하던 2011년 아카데미 코치로 함부르크와 첫 연을 맺었다.
오스나브뤼크를 맡으러 함부르크를 떠났던 폴친 감독은 2020년 1군 코치로 함부르크로 돌아와 4년간 팀 발터, 슈테펜 바움가르트 등 전임 감독을 보좌했다.
함부르크 출신인 폴친 감독은 "형언할 수 없는 순간이다. (함부르크 열렬팬인)형을 꼭 안았는데, 형 눈에 눈물이 고여있었다. 그게 내겐 가장 큰 의미"라며 "함부르크가 몇 년간 분데스리가에 있지 않았지만, 함부르크는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현재 함부르크 구단을 이끄는 마르셀 얀센 회장은 바이에른뮌헨과 함부르크, 독일 국가대표팀에서 뛴 선수 출신이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함부르크의 왼쪽 측면을 책임진 얀센 회장은 함부르크 유스 출신으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함부르크에서 뛴 손흥민과도 3년간 한솥밥을 먹었다.
29세 나이로 은퇴한 얀센은 2019년 함부르크 회장직에 도전해 당당히 선출됐다. 그는 2019년 4월 영국 '더선'과의 인터뷰에서 어릴 적 손흥민의 재능이 남달랐으며, 부친(손웅정)과 함께 나머지 훈련을 하고 양발을 잘 쓰는 특징이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조기 승격을 위해선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함부르크는 3부 강등 위기에 처한 울름을 상대로 전반 7분만에 톰 갈에게 이른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하지만 3분만인 전반 10분, 루도빗 레이스가 동점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리더니, 전반 42분 랜스포드-예보아 쾨닉스되르페르, 전반 추가시간 4분 다비 젤케의 연속골로 전반을 3-1로 앞선 채 마쳤다.
함부르크는 후반 3분 필립 스트롬프의 자책골, 후반 17분 쾨닉스되르페르, 후반 41분 다니엘 엘파들리의 연속골로 경기를 6대1 대승으로 끝마쳤다.
경기 후 함부르크 선수, 스태프, 팬들이 경기장에 모여 승격을 자축했다. 바이에른뮌헨이 분데스리가 우승 자축 파티를 벌인 날, 폭스바겐슈타디온에서도 '맥주 파티'가 펼쳐졌다.
올 시즌 손흥민 주변엔 좋은 일로 가득하다. '친정' 함부르크의 승격과 '영혼의 단짝' 해리 케인(바이에른뮌헨)의 커리어 첫 우승(분데스리가) 소식을 접한 손흥민은 22일 맨유와의 유럽유로파리그 결승에서 커리어 첫번째 우승에 재도전한다. 우승컵을 든다면 그야말로 '완벽한 서사'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