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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하는 축구' 김기동의 방향은 틀리지 않았다…문제는 첫째도 골, 둘째도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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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골이 들어가지 않아 답답합니다."

지난 1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과 서울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3라운드 경기는 김기동 서울 감독이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밝힌 한 문장으로 정리된다. 서울은 전반 11개, 후반 12개, 총 23개의 슛을 쏘고도 수문장 이창근(대전)이 지키는 골문을 열지 못하며 슈팅이 단 1개에 그친 대전과 0대0으로 비겼다. 최근 반복되는 패턴이다. 서울은 현재까지 슈팅수 197개로 울산에 이어 팀 슈팅 2위를 달릴 정도이지만 수원FC와 함께 득점 공동 최하위인 10득점에 그치고 있다. 지금까지 6라운드 대구전(3대2 승), 9라운드 광주전(1대2 패), 11라운드 전북전(0대1 패), 13라운드 대전전(0대0 무) 등 총 4경기에서 20개 이상의 슛을 쐈는데, 이중 대구전 한 경기에서만 멀티득점과 승리를 챙겼다.

지난 대전전에선 린가드의 발리슛, 감아차기슛, 헤더, 문선민의 슈팅, 야잔의 헤딩 등이 무위에 그쳤다. '하늘이 외면했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지독히 골문이 열리지 않았다. 10라운드 포항전(0대1 패)에선 문선민이 일대일 찬스에서 골대를 맞히기도 했다. 서울의 기대득점(xG) 대비 실제득점은 0.56으로 12팀 중 가장 낮다. 지난해 기대득점 42.07로 실제 53골(상대 자책골, PK 제외), 전체 두 번째에 해당하는 1.26의 기대득점 대비 실제득점을 바탕으로 5년만에 상위 스플릿 및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거머쥔 서울은 올 시즌 빈공 속 9위(승점 15)에 머무르고 있다. 김기동 감독 부임 첫 해인 지난해 13라운드 때와 올해 승점이 정확히 같지만, 당시 13경기에서 기록한 득점수는 18골로 지금보다 8골이 더 많았다. 지난해 458.8분당 1골을 넣은 조영욱은 올해 860분을 뛰어 1골을 넣는데 그쳤다. 루카스의 분당 득점률은 지난해 491.5분에서 올해 930분으로 떨어졌다. 281.2분당 1골을 넣은 린가드와 새롭게 합류한 문선민 정도만이 공격진에서 제몫을 해주고 있다. 둑스는 적응 등의 문제로 올해 팀을 떠난 베테랑 일류첸코(수원)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서울은 비록 대전전 포함 최근 7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했지만, 경기력이 급감하거나 상대에 압도를 당한 적은 없었다. 아이러니하게 승리하지 못한 최근 4경기 평균 점유율은 57.5%에 달했다. 서울의 올 시즌 전체 평균 점유율인 51.9%를 훌쩍 웃도는 수치다. 기세가 좋은 포항과 안양, 스쿼드가 탄탄하고 기세까지 좋은 전북과 대전을 상대로 하나같이 경기를 주도했다. 특히 선두 대전을 적지에서 압도했다는 건 상징하는 바가 크다. 이는 김 감독이 추구하는 서울의 방향성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의미한다. 김 감독은 대전전을 마치고 "경기는 잘 만들어가고 있다. 항상 경기를 주도하고, 홈처럼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1월 FC서울 사령탑 취임 기자회견에서 서울이 K리그를 주도해서 이끌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K리그1 다수 클럽이 안정적이고 실리적인 전술로 시즌 초반부터 승점 사냥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서울은 울산 김천과 더불어 공격 축구를 지향하고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그런 서울의 고민도, 문제도, 과제도 '골'이다. 0점대 실점율(12실점)로 승점 1점을 따낼 순 있어도 0점대 득점율로는 승점 3점을 딸 순 없다. 김 감독은 "기회를 살리는 건 선수의 능력이다. 골이 안 들어가면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쫓길 수 있다. 슬럼프가 오면 다른 방법이 없다. 답은 훈련장과 경기장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을 하면서 성적을 내지 못했던 적은 없다. 지난해 초반 어려움을 딛고 결국 4위라는 성적을 냈다. 올해에도 마지막에는 좋은 위치에 있을 거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