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학생체=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서울 SK의 반격이 심상치 않다. 2경기 연속 창원 LG를 완파했다.
SK는 1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7전4선승제) 5차전에서 LG를 86대56으로 눌렀다.
SK는 자밀 워니(17득점, 10리바운드) 안영준(21득점)이 맹활약. 2옵션 외국인 선수 아이재아 힉스(16득점)가 완벽한 5차전 X펙터가 됐다.
LG는 유기상(14득점)이 살아났지만, 칼 타마요(8득점)가 부진했다. SK는 3연패 이후 2연승을 거두면서 시리즈 전적 2승3패를 기록했다.
1~3차전 LG의 승리. 하지만, 4차전에서 SK가 대승을 거뒀다.
경기 전 전희철 SK 감독은 "4차전, LG가 대패를 당했는데, 오늘 초반 분명히 타격이 있을 수 있다. 초반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LG 조상현 감독 역시 "3차전 초반에 뒤졌지만, 역전승을 했다. 이 부분이 4차전에서는 독이 됐다. 그래서 초반의 중요성을 확실히 강조했다"고 했다.
경기 전, 징크스 신경전이 있었다. LG 조상현 감독은 1차전부터 같은 양복에 핑크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양말도 같은 것을 신었다. 하지만 4차전 패배 이후 모든 의상을 싹 바꿨다.
SK 전희철 감독은 4차전에 착용했던 양복과 넥타이를 그대로 입고 왔다. 전 감독은 "조상현 감독이 징크스를 시작했는데, 그대로 이어받았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전반전
LG 양준석이 특유의 스네이크 드리블로 SK 수비를 휘저은 뒤 미드 점퍼. 상쾌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SK는 김태훈이 3점포를 터뜨렸다. 그러자, LG는 타마요가 골밑을 파고 들었다. LG는 안영준의 골밑 돌파를 마레이가 블록슛으로 차단. 마레이는 얼리 오펜스에서 워니를 상대로 파울 자유투 2득점.
단, 워니 역시 연속 5득점으로 맞불을 놨다. 하지만, LG는 그동안 슛이 터지지 않던 유기상의 2연속 3점슛. 마레이의 속공까지 나왔다. 14-8, LG의 리드.
SK는 4차전에서 올라온 외곽 슈팅 감각이 있었다. 워니에게 더블팀. 스윙 패스. 최원혁이 코너에서 3점포를 터뜨렸다. LG는 유기상이 3번째 3점포를 터뜨렸지만, 안영준의 자유투, 김형빈의 미스매치에 의한 골밑 득점을 성공시켰다. 결국 19-19 동점.
4차전 살아난 안영준의 딥 3. 그리고 속공 레이업슛까지 연속 5득점. 결국 24-23, 1점 차 SK의 리드로 1쿼터가 종료됐다.
4차전까지 부진했던 유기상의 슈팅 감각이 완전히 돌아왔다. 정확한 미드 점퍼로 2쿼터 첫 득점. 하지만, SK 역시 안영준의 3점포로 응수.
LG는 양준석이 벤치에서 휴식. 유기상이 볼 핸들러로 나섰지만, 공격 효율은 떨어졌다. SK는 전광석화같은 속공, 워니의 득점이 나왔다.
LG 타마요의 3점포가 실패하자, 워니가 수비 리바운드를 잡은 뒤 코스트 투 코스트 속공. 자유투를 얻어냈다. 반면, LG는 허일영의 3점포마저 빗나갔다. SK는 또 다시 워니의 톱에서 돌파.
최부경이 스크린으로 워니와 타마요의 미스매치를 만들고, 워니가 톱에서 돌파 옵션을 감행하는 시그니처 플레이였다. 자유투 2득점. 조금씩 점수 차가 벌어졌다. 32-25, 7점 차 SK의 리드. LG의 작전타임.
하지만, 작전 타임 이후 LG의 공격은 불발. 워니가 또 다시 코스트 투 코스트 속공으로 자유투를 마들어냈다. 전반 종료 5분23초를 남기고 LG는 이미 팀 파울에 걸렸다. 자유투 2득점 성공.
완벽하게 SK의 페이스였다. 단, LG는 활발한 패스에 의한 양준석의 절묘한 패스. 마레이의 골밑 득점으로 SK 추격 흐름을 끊었다.
그런데, 김선형의 3점슛이 에어볼. 하지만, 최원혁이 재빠르게 리바운드를 잡은 뒤 절묘한 패스. 워니의 골밑 슛, 앤드 원이 됐다. 최원혁은 챔프전 내내 수비와 궂은 일에서 만점 활약. 게다가 좋은 패스 능력으로 팀의 윤활유가 되고 있다. 워니의 3점 플레이. 10점 차 리드를 유지했다. 그리고 SK는 힉스로 교체.
LG는 마레이에게 볼을 투입했다. SK의 더블팀, 마레이는 좋은 타이밍에 타마요에게 연결. 오픈 3점 찬스가 만들어졌지만, 타마요의 외곽포는 빗나갔다. 1~3차전까지 LG의 공격과 다른 점. 외곽의 결정력이 부족했다.
이때, 김선형의 핸들링. 오새근이 톱으로 올라온 뒤 오픈 찬스, 3점포가 작렬됐다. SK 벤치 지시대로였다. 안영준의 스틸. 힉스의 속공까지 터졌다. 42-27, 15점 차까지 벌어졌다.
SK의 또 다른 강점은 힉스다. 워니가 절대적 에이스지만, 힉스는 정규리그 막판 몸상태를 완벽하게 끌어올리면서 제 컨디션을 되찾았다. LG 2옵션 데릴 먼로보다 경쟁력이 좋고, 마레이와 맞대결을 펼쳐도, 절대 불리하진 않다. 1~3차전에서 SK는 상황에 쫓기며서 힉스의 출전시간을 많이 확보하지 못했다. 힉스의 가동 시간이 많아진다는 것은 SK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LG의 작전타임, LG는 허일영의 3점포로 일단 흐름을 끊었다. 하지만, SK는 힉스가 마레이를 상대로 골밑 돌파.
단, LG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양준석이 스크린을 받은 딥 3를 작렬시켰다. 11점 차까지 추격했다. 결국 49-38, 11점 차 SK의 리드로 전반전 종료.
▶후반전
안영준이 코너에서 정인덕과 1대1. 왼쪽으로 날카롭게 돌파. 앤드 원까지 얻어냈다. 3점 플레이 성공.
LG는 야전사령탑 양준석이 4반칙,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한상혁으로 교체. 김선형이 리바운드를 잡은 뒤 곧바로 속공, 56-40, 16점 차 SK의 리드.
흐름은 완벽하게 SK 편이었다.
LG의 작전타임. LG는 마레이에게 투입. SK의 더블팀. 허일영에게 찬스가 났다. 단, 3점포는 다시 빗나갔다. LG의 공격이 실패할 때마다, 김선형은 달렸다. 안영준에게 패스. 또 다시 속공이 터졌다.
그리고 힉스의 미드 점퍼. 그리고 공격 리바운드에 의한 풋백 득점, 2대2 앨리웁 레이업 슛, 속공까지 나왔다. 힉스의 강력한 지배력. 5차전 X 펙터는 힉스였다. 70-43, 27점 차 SK의 리드. LG의 수비가 완전히 무너졌다.
3쿼터 1분25초가 남았지만, 승패는 이미 결정됐다.
LG는 1~3차전에서 SK의 속공을 효율적으로 제어했다. 세트 오펜스에서 양준석과 마레이를 중심으로 한 2대2, 여기에 따른 여러가지 옵션으로 SK의 수비를 공략했다.
즉, 경기 템포 자체를 정확하게 가져갔다. 그 바탕은 LG의 효율적 공격이었다. 공격을 정확하게 성공시키거나, 공격 리바운드 비중을 늘리면서, SK에게 속공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LG는 외곽이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전반 3점슛 성공률은 19개 시도 5개만 성공했다. 26%에 불과했다. 3쿼터 역시 마찬가지였다. 외곽슛은 롱 리바운드가 많이 나온다. 즉, 마레이와 타마요의 공격 리바운드 가능성이 높지 않다. SK의 속공 빌미를 허용했다.
속공이 이뤄진 SK는 템포를 완벽하게 끌어올렸다. 속공 혹은 얼리 오펜스로 LG의 수비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김선형과 워니, 그리고 안영준이 중심이었고, 빅3가 벤치에서 쉴 때는 힉스가 그 역할을 했다.
즉, LG가 3쿼터까지 73실점을 한 이유는 단순한 수비 시스템이 무너진 게 아니라, 공격 효율성 저하에서 이어진 SK의 템포를 제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3연패를 기록했던 SK는 4, 5차전 완승을 거뒀다. 이 과정에서 아킬레스건이었던 3점슛 확률이 올라갔다. 특유의 업 템포 바스켓이 완벽하게 살아났다. 워니와 안영준의 반등도 있었다. 공격이 살아나면서, SK의 수비는 더욱 끈끈해졌다. 4, 5차전에서 LG는 잃어버린 게 너무 많았고, SK는 최대치의 효과를 얻었다.
1~3차전을 모두 패한 팀이 우승한 적은 없다. 1997년 프로출범 원년부터 그런 역사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 기세라면 SK는 충분히 남은 2경기에서 연승이 가능하다. LG는 28년의 우승의 한을 풀 수 있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다. 6차전의 중요성은 설명이 필요없다. 새 역사를 창조할 수 있는 너무나 중요한 분수령이다. 15일 LG 홈인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잠실학생체=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