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치명적인 오심 하나. 자칫 겉잡을 수 없는 논란을 만들 뻔 했다.
한화는 1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3대4로 패배했다.
한화는 지난달 26일 대전 KT전부터 11일 고척 키움전까지 12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한화의 12연승은 1992년 이후 33년 만이다. 당시 빙그레 이글스 시절로 14연승을 달렸고, 이는 이글스 구단 최다연승으로 남아있다.
2연패 탈출에 도전하는 두산과 연승 잇기에 나서는 한화 모두 승리가 절박했다. 선발 투수는 호투를 펼쳤다.
한화 선발 류현진은 6이닝 6안타 무4사구 5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고, 두산 최원준 역시 6이닝 8안타 1사4구 3탈삼진 1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3회까지 양 팀 모두 득점없이 마친 가운데 4회말 한화가 선취점을 냈다. 1사 후 노시환이 2루타를 치고 나갔고, 채은성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1-0 리드를 잡았다.
두산은 5회초 곧바로 점수를 만회했다. 1사 후 강승호가 안타를 쳤고, 포일로 2루를 밟았다. 이어 김인태의 내야 안타 때 2루수 수비 실책이 나오면서 강승호가 홈으로 들어왔다.
1-1의 균형. 오심 하나가 경기를 묘하게 만들었다. 1-1로 맞선 7회초 한화는 2사에서 김인태가 1루수 방면으로 땅볼을 쳤다.
1루수가 포구한 공을 잡기 위해 투수 박상원이 1루 커버를 들어왔다. 김인태 역시 전력질주하며 세이프를 노렸다.
접전의 상황. 박상원의 발이 베이스 중앙 부분에 있었고, 결국 김인태가 이를 밟았다.
박상원은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고, 결국 투구가 어려워졌다. 한화 관계자는 "박상원 선수는 1루 베이스커버 중 오른쪽 발 뒤꿈치 부분을 스파이크에 긁혀 출혈이 발생, 선수 보호를 위해 교체했다. 소독 등 처치 후 상태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심판의 판정이 세이프로 내려진 것. 느린 중계화면을 볼 때 박상원의 포구가 김인태가 베이스를 밟은 것보다 일찍 이뤄졌다. 화면대로라면 아웃. 그러나 한화는 이미 3회와 6회 비디오 판독을 썼다. 규정 상 두 차례 모두 번복이 돼야 추가 한 번의 기회가 생기지만, 3회 황영묵의 비디오 판독이 번복되지 않으면서 한화에게는 비디오판독 기회가 없었다.
이닝이 끝나야할 상황. 결국 투구가 어렵게 된 박상원이 내려가고 필승조 한승혁이 올라왔다. 한승혁은 17경기 연속 비자책 행진을 달리면서 철벽 역할을 해왔다. 한승혁은 임종성을 뜬공 처리하면서 이닝을 끝냈다.
한승혁은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강제로 '멀티이닝' 소화하게 된 하게 된 셈. 선두타자 정수빈을 삼진으로 잡은 뒤 제이크 케이브를 땅볼로 막았다. 그러나 김기연에게 안타를 맞았고, 김재환에게 던진 바깥쪽 직구가 공략당하면서 홈런이 됐다. 결국 1-1 균형이 깨졌다.
한승혁이 8회부터 마운드를 지켰다고 해서 무실점으로 넘어간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이닝 종료 후 다시 올라오는 영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한화는 9회말 2사에서 최인호가 동점 투런 홈런을 날리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연장 승부 끝에 결국 3대4로 패배했다. 다만, 최인호의 홈런 과정에서 나온 스윙 판정 역시 논란을 부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한화로서는 6회말 무사 만루를 살렸다면, 연장 11회초 실점이 나오지 않았다면, 11회말 1사 1루에서 도루에 성공했다면 등 모든 과정이 연승 실패의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다. 다만, 외부 요인으로 인한 패배는 아쉬움보다 억울함을 남기기 마련이다.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