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혁신 신약의 건강보험 적용에 걸리는 기간이 길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가 국내 의료진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다.
KRPIA에 따르면, 한국에서 혁신 신약이 식약처 허가를 받은 후 건강보험에 등재되기까지는 2022년 기준 평균 608일이 소요돼 같은 시기 독일(281일), 일본(301일), 프랑스(311일) 소요 기간의 2배 내외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KRPIA가 글로벌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Ipsos Research)에 의뢰해 지난 1월 다양한 진료과 소속의 국내 임상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신약 접근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의료진 전원이 식품의약안전처 허가부터 건강보험 적용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길다'고 만장일치로 답했고, 74%는 '너무 길다'고 지적했다. 허가 이후 건강보험 등재까지 적정 기간에 대해서는 의료진 81%가 '최대 10개월'이라고 답했으며, 그중 41%가 '6개월 이내'가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낮은 신약 접근성에 대한 우려도 깊었다. 의료진 94%는 '한국의 신약 접근성이 해외 대비 낮다'고 지적했으며, 97%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국내 의약품 관련 규제로 인해 혁신 신약 출시를 포기하는 '코리아 패싱(Korea-passing)'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적절하고 합리적인 약가를 책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응답자 76%는 '국내 전체 의약품 비용 중 신약 지출 비중(13.5%)이 OECD 평균(33.9%) 대비 60%나 낮다'는 점을 염려했으며, '한국의 신약 급여 및 접근성이 OECD 상위 10개국 수준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88%로 나타났다.
의료진 83%는 '해외에서 이미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의약품들이 국내에서도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면 환자 치료 결과가 유의미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미 건강보험에 등재된 의약품이라도 급여 기준이 완화돼 의약품의 조기 또는 폭넓은 사용이 가능해질 경우, 환자 치료 결과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응답한 의료진도 85%로 나타났다.
또한, 중증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에 대한 약물 허가 심사 기간을 최대 75% 단축하는 식약처의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제도와 유사하게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적용에 '신속 등재 절차 또는 제도'를 도입할 것을 촉구한 의료진도 95%에 달했다.
KRPIA 관계자는 "현장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들은 혁신 신약 도입이 지연됨에 따라 환자들이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누구보다 안타까워하며, 보다 신속하고 폭넓은 범위에서 신약이 건강보험에 등재되기를 바란다"며 "이번 조사 결과가 환자 중심의 치료 환경 조성과 정책 설계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