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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도 손흥민도 얼음물에 '풍덩'…2030 열풍 '콜드 플런지' 주의할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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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 차가운 물에 몸을 담그는 '콜드 플런지(Cold Plunge)' 열풍이 뜨겁다.

너도나도 SNS를 통해 챌린지 인증샷을 남기고 활발하게 비결을 공유하는 모양새다. 실제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Z세대 트렌드로 '안티 번아웃'을 선정하며, 콜드 플런지를 러닝 및 클라이밍과 더불어 대표적인 '동적 해소법'으로 꼽기도 했다.

이같은 열풍에 불을 지핀 것은 레이디 가가와 저스틴 비버의 아내인 헤일리 비버 등 셀럽들의 콜드 플런지 영상 업로드다. 르브론 제임스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해외 스포츠 스타들의 콜드 플런지 사랑도 잘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말 블랙핑크 제니가 패션 매거진 보그를 통해 직접 시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관심을 모았고,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전현무가 이를 다시 한번 '소환'해 화제가 됐다. 제니는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 "몸을 위한 리셋 버튼과도 같다"면서 매일 밤 콜드 플런지를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발표한 'Mantra(만트라)' 가사에도 콜드 플런지가 등장할 정도다.

앞서 손흥민, 황희찬 등 축구선수들도 훈련의 '필수 마무리'로 찬물 입수를 소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손흥민은 지난해 10월 토트넘 SNS를 통해 공개된 콜드 플런지 장면에서 "회복에 좋기 때문에 나이를 먹을수록 매일 하려고 한다"고 언급했고, 황희찬 역시 "힘들지만 몸이 가벼워지고 좋은 부분이 많다"고 전한 바 있다.

섭씨 10~15도 정도의 차가운 물에 일정 시간 몸을 담그는 콜드 플런지는 혈액순환 개선, 근육 회복, 스트레스 완화 등 다양한 건강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우선 혈관 수축과 이완을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체온이 낮아지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 중 하나인 호모시스테인 수치를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이를 기반으로 근육의 회복을 돕고 피로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운동 후 콜드 플런지를 통해 근육의 염증과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 차가운 물에 몸을 담그면 통증 수용체가 둔화돼 통증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콜드 플런지가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다. 추위에 노출될 때 체지방이 열량을 저장하는 백색지방에서 열량을 태우는 갈색지방으로 전환되는 프로세스가 관찰된다는 것이다. 또한 인슐린 저항성이 감소되는 효과도 있어, 비만 및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면역력 강화도 빼놓을 수 없다. 차가운 물에 노출되면 면역 세포의 생존 기간이 늘어나는 등 면역 세포가 활성화돼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기분 전환 및 정신적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도 거론된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를 낮추고 도파민과 엔도르핀을 증가시켜 우울함을 달래줄 수 있다는 것. 스탠포드 대학 연구에 따르면, 찬물 노출은 특히 노르아드레날린 증가를 통해 집중력 개선 및 기분을 좋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콜드 플런지의 리스크 또한 적지 않다.

우선 심혈관계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혈관 수축과 혈압 상승, 심박수 증가와 부정맥 가능성 등을 주의해야 한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차가운 물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올리고 심장이 더 많은 일을 하도록 만든다. 호흡, 심박수, 혈압의 갑작스런 증가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심장 질환, 고혈압 또는 뇌졸중 위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 심장협회(AHA)는 홈페이지를 통해 "당신은 북극곰이 아니다"라면서 콜드 플런지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또다른 리스크는 저체온증과 동상 가능성이다. 콜드 플런지를 오래 할 경우 체온이 지나치게 낮아질 수 있고, 차가운 물에 반복 노출될 경우 동상이나 피부 손상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감각 마비와 과호흡 등의 위험도 존재한다.

따라서, 부정맥 등 심장 질환이나 고혈압, 당뇨병, 말초 신경병증, 혈액순환 장애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콜드 플런지는 금물이다.

건강한 경우에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다트머스 헬스'에서 조언하는 안전한 콜드 플런지 실천 가이드는 다음과 같다.

우선 온도는 10~15℃가 권장된다. 10℃ 이하에서는 저체온증, 동상 위험이 커진다. 초보자는 20℃에서 시작해 점차 10℃로 낮추는 것이 좋다. 시간 역시 처음에는 30초~1분부터 시작해 늘려간다. 최대 3분을 넘지 않도록 한다.

입수할 때도 갑자기 들어가지 말고, 다리부터 천천히 입수해 몸이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한다. 입수 전 심호흡 등으로 긴장을 풀고, 물 속에서도 천천히 깊게 호흡한다. 특히 초보자의 경우 반드시 머리를 물 밖에 둬야 한다.

호흡이 가빠지거나 어지러움·가슴 통증이 생길 경우, 손발이 창백해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면 즉시 나와야 한다. 비상상황에 대비해 반드시 다른 사람과 함께 하거나, 누군가가 지켜보는 환경에서 하는 것이 권장된다.

물에서 나온 뒤에는 몸을 천천히 말리고 따뜻한 옷을 입어 자연스럽게 체온을 회복한다. 곧바로 뜨거운 샤워나 사우나는 피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자신의 한계를 파악해 무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사와 상담해 건강상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