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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지점 통폐합 속도 빨라진다…"대형화·효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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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 점포 작년 3분기 24곳→4분기 57곳 감소
올해 들어선 5대 은행서만 81곳 줄어…해외 점포는 그대로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은행 점포 감소세가 가파르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국내 은행 점포 수(해외 점포 포함)는 총 5천792곳으로, 전 분기 말보다 57곳 줄었다.
은행 점포 수는 지난해 1분기 말과 2분기 말 5천873곳으로 변동이 없었으나, 3분기 말 5천849곳으로 24곳 줄더니 4분기 말 감소 폭이 더 커졌다.
은행 점포 수는 지난 2012년 4분기 말 7천835곳으로 정점을 찍은 뒤 최근까지 추세적으로 감소했다.
지난 2017년 4분기 말 7천곳 아래로, 2022년 3분기 말 6천곳 아래로 떨어졌고, 여전히 매 분기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점포 수가 거꾸로 늘어난 경우는 지난 2018년 3분기 중 6천960곳에서 6천966곳으로 6곳 순증한 이후 6년 동안 한 차례도 없었다.

올해 들어 점포 축소는 더 빠르게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국내 점포 수는 올해 1분기 말 3천761곳으로 전 분기 말보다 81곳 줄었다.
지난해 3분기 말 3천899곳에서 4분기 말 3천842곳으로 57곳 줄어든 뒤 감소 폭이 더 확대됐다.
특히 점포 중에서는 지점이 크게 줄어든 반면, 지점보다 약식으로 설치하는 출장소가 소폭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5대 은행의 지점은 지난해 4분기 말 3천183곳에서 올해 1분기 말 3천43곳으로 140곳이나 감소했고, 출장소는 659곳에서 718곳으로 59곳 증가했다.
이들 은행의 해외 점포 수가 지난해 3분기 말 1천165곳, 4분기 말 1천169곳, 올해 1분기 말 1천168곳 등으로 거의 변동이 없는 것과 대조된다.
은행들은 최근 비대면 거래 비중이 커지고 창구를 직접 찾는 고객이 점차 줄면서 여러 점포를 하나로 합쳐 대형화하는 추세다.
다만, 이 과정에서 지역 간 점포 수 격차가 발생하고, 비대면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
│ 5대 은행 국내 점포 현황(단위:개소) │
│ ※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자료 취합. │
├─────┬────────────────┬──────────────┤
│ 구분 │ 2024년 4분기 말 │ 2025년 1분기 말 │
│ ├─────┬─────┬────┼────┬────┬────┤
│ │ 지점 │ 출장소 │ 합계 │ 지점 │ 출장소 │ 합계 │
├─────┼─────┼─────┼────┼────┼────┼────┤
│KB │ 703│ 97│ 800│ 618│ 154│ 772│
├─────┼─────┼─────┼────┼────┼────┼────┤
│신한 │ 584│ 109│ 693│ 551│ 114│ 665│
├─────┼─────┼─────┼────┼────┼────┼────┤
│하나 │ 534│ 68│ 602│ 534│ 67│ 601│
├─────┼─────┼─────┼────┼────┼────┼────┤
│우리 │ 586│ 98│ 684│ 565│ 94│ 659│
├─────┼─────┼─────┼────┼────┼────┼────┤
│농협 │ 776│ 287│ 1,063│ 775│ 289│ 1,064│
├─────┼─────┼─────┼────┼────┼────┼────┤
│합계 │ 3,183│ 659│ 3,842│ 3,043│ 718│ 3,761│
└─────┴─────┴─────┴────┴────┴────┴────┘

은행들은 점포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KB국민은행은 "고객 이용 행태 변화에 대응하고 영업점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점포 수를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점심시간 없이 운영되는 '9 to 6 점포', 직장인 퇴근 후 방문할 수 있는 '애프터뱅크', 간단한 업무를 고객 스스로 처리하는 '디지털 셀프 존' 등 특화 점포를 선보인 데 방점을 찍었다.
신한은행은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던 '한 지붕 두 가족' 점포를 이름만 통합한 경우가 꽤 많다"고 말했다.
이어 "1분기 중 35곳이 줄었는데, 그중 5곳은 지점을 출장소로 전환한 것이고 27곳은 한 지붕 두 가족 점포의 명칭 통합이었다"며 "실제 폐쇄는 3곳인데, 모두 1km 이내 근거리 지점으로 통합됐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은 "점포 통폐합을 최소화하고 지역 특화 점포 신설을 늘리면서 금융 소비자 접근성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령층, 외국인, 소상공인 등 금융 취약 계층 특화 점포와 이동 채널인 '움직이는 하나은행'을 운영하고, 화상 상담 시스템을 이용한 디지털 무인점포도 열었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중복 점포를 효율화하고 거점 점포 중심으로 운영하기 위해 국내 점포를 통폐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근거리에 있는 영업점의 규모화, 효율화를 통해 더 양질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기업금융, 자산관리(WM) 등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조직과 인력 구조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hanjh@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