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이형우의 개인전 '편백나무'가 6월 11일까지 서울 평창동 노화랑에서 진행된다. 전시는 조각과 회화의 경계를 허무는 작가의 새로운 평면 작업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제목 그대로, 주재료는 '편백나무'다. 이형우 조작가가 사용하는 편백은 덩어리나 판재가 아니다. 오랜 대패질 끝에 생겨난 '톱밥'이다. 이형우 조각가는 나무를 다루며 쏟아지는 편백나무 톱밥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재료로 삼아, '조각의 부산물'을 '회화의 구성 요소'로 전환했다. 캔버스 위에 아교를 섞은 아크릴 물감을 바르고, 말린 편백 톱밥을 하나하나 붙여 3차원의 화면을 완성한다. 점, 선, 면을 쌓아 올린 듯한 화면은 회화처럼 보이지만, 물리적 밀도와 입체감을 전달한다.
이형우 조각가는 "톱밥은 생각보다 제어하기 어려운 재료"라며 "작품을 만들기까지는 물리적인 시간과 인내의 싸움과 같다"고 말했다. 불규칙한 입자에, 고정하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한 점의 화면을 완성하는 몇 주씩 걸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형우 조각가는 조각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을 조합해 사유를 조형화한다. 이 같은 시도는 단순한 재료 실험은 아니다. 조각의 연장선에서 평면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이다. 이형우 조각가는 조각은 입체, 회화는 평면이라는 통념 자체를 흔들고 장르 간 경계를 새롭게 구성한다. 버려질 뻔한 편백 톱밥은 해체와 재구성 과정을 거치며 하나의 풍경이 되고, 조각의 기억을 품은 회화로 다시 태어난다. 이형우의 작업은 형태를 넘어서, 존재의 흔적을 담는 그릇으로 확장된다.
이형우 조각가는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이후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수학하며 입체조형을 연구했다. 1982년 로마 개인전을 시작으로 베니스 비엔날레 등 국내외에서 활동해왔으며, 물성과 구조에 대한 치밀한 탐구로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왔다. '편백나무는 조각에서 출발해 회화로 이어진 작가의 사유의 흐름이 집약된 전시다.
이형우 조각가는 "소재의 본질을 해치지 않으면서 의미를 새롭게 구성하는 것이 내 작업의 중심"이라고 말한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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