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서 저기압 다가와 '하층제트' 강해지며 수증기 다량 유입
내일 오후까지 비 이어진 뒤 모레 오전 제주부터 다시 비
중부지방 21일께 장마 시작 가능성…남부지방보다 이를 수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밤사이 제주와 남해안에 시간당 강우량이 30∼50㎜에 달하는 집중호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제주에 올여름 첫 장맛비를 뿌린 정체전선은 현재 일본 쪽으로 옮겨간 상황이다. 오전 11시 현재 전북과 경남을 중심으로 남부지방에 시간당 5㎜ 안팎의 비가 내리고 있다.
강수 구역은 점차 북쪽으로 확대되겠다.
늦은 오후가 되면 경기남부, 밤이 되면 서울 등 수도권 나머지 지역과 강원남부까지 비구름대가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날 저녁 중국 상하이 쪽에서 저기압이 다가와 이 저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 사이 좁은 길로 '하층제트'가 강하게 불면서 남쪽에서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 제주와 남해안, 지리산에 거센 호우가 내리겠다.
하층제트는 고도 약 1.5㎞ 지점에서 부는 빠른 바람을 말한다.
제주엔 이날 밤부터 14일 오전까지, 남해안과 지리산 쪽엔 14일 새벽과 오전 사이 천둥·번개·돌풍을 동반한 비가 시간당 30∼50㎜씩 쏟아질 때가 있겠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엔 호우특보가 발령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부터 14일까지 내릴 비의 총량은 제주 50∼120㎜(산지 최대 250㎜ 이상, 산지 이외 지역 최대 180㎜ 이상), 광주·전남·부산·울산·경남 30∼80㎜(남해안 최대 120㎜ 이상, 지리산 부근 최대 100㎜ 이상), 전북·대구·경북 20∼80㎜, 대전·세종·충남·충북중부·충북남부·울릉도·독도 10∼60㎜, 수도권·서해5도·강원남부·충북북부 5∼40㎜, 강원중북부 5∼20㎜일 것으로 예상된다.
비는 14일 늦은 오후(제주는 밤) 그쳤다가 15일 오전 제주부터 다시 내리기 시작하겠다. 이 비는 15일 오후 중부지방과 전남, 밤 영남까지 확대된 뒤 16일 오전(제주는 밤)까지 이어지겠다.
15∼16일 비는 한반도 북쪽에 저기압이 지나면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남하, 기존 고온다습한 공기와 충돌해 형성한 한랭전선이 우리나라를 통과하면서 내리는 것이다.
제1호 태풍 우딥이 중국 내륙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하면서 남긴 수증기가 우리나라로 유입돼 15∼16일 강수량을 늘릴 가능성이 있었으나, 현재로선 우딥이 남긴 수증기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제주 남쪽으로 이동, 제주 부근 정체전선을 강화하는 정도의 역할만 할 것으로 예측된다.
16일 이후에도 북쪽에서 찬 공기가 주기적으로 남하하겠고, 이에 맞춰 북태평양고기압도 세력을 수축했다가 확장하기를 반복하겠다.
현재로선 17∼18일엔 북태평양고기압이 수축했다가 19∼20일엔 확장하고, 21일에 다시 수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께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와 북태평양고기압이 물러날 때 중부지방 쪽에 정체전선이 형성돼 비가 내릴 수 있겠다.
이 경우 중부지방에 장마가 시작했다고 선언될 수 있다.
남부지방엔 21일 비가 아직 예보되지 않았는데 예보대로면 남부지방보다 중부지방에서 먼저 장마가 시작할 수 있다.
1973년 이후 중부지방에서 남부지방보다 먼저 장마가 시작한 경우는 1981년, 1992년, 2013년 3차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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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