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석 "사초 쓰는 자세"·민중기 "객관적으로"·이명현 "억울한 죽음 규명"
3개 특검 수사인력 정원 총 577명…준비 기간 포함 최장 140∼170일 대장정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김다혜 권희원 기자 = 이재명 정부 1호 법률인 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법이 시행되면서 3개 특별검사팀이 동시에 닻을 올렸다.
3개 의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안 국회 통과, 국무회의 공포,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의 특검 후보 추천, 이 대통령의 임명까지 모든 과정이 이 대통령 당선 8일 만에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이미 일부 재판까지 이뤄진 상태에서 사안의 실체 파악과 신속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이 대통령과 여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은석·민중기·이명현 특검도 임명 이튿날인 13일 곧바로 포부를 밝히며 본격적인 특검팀 구성에 착수했다.
임명에 앞서 여러 하마평이 나왔으나 최종적으로 검찰 특수통 출신으로 감사 업무까지 경험한 수사·감사 전문가인 조 특검과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진상조사를 지휘한 민 특검이 임명됐다. 또 군법무관 출신으로 과거 병역비리 등 군 사건에 정통하고 순직해병 수사 전반에도 이해가 깊은 이 특검이 낙점됐다.
이들은 큰 조직을 이끌어 봤고 대형 사안을 다뤄봤던 경험이 있는 검증된 인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조 특검은 검찰 대표적 특수통 출신으로 여야 정치인의 권력형 비리, 재벌 의혹, 세간의 이목을 끈 대형 사건 특별수사에 두루 참여한 이력이 있다. 서울중앙지검을 비롯한 수도권 검찰 사무를 지휘·감독하는 서울고검장을 지냈고 감사위원 재임 말기에는 감사원장 직무대행을 역임했다.
민 특검도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의 법원장을 맡아 이례적으로 긴 3년 간 재직하는 등 사법행정 경험이 풍부하다. 이 특검 역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장남의 병역비리 의혹 수사를 지휘했고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 합참 법무실장 등 주요 지휘관 자리를 거쳤다.
세 특검은 우선 사무실을 마련하고 각 100∼200여명에 이르는 수사팀 인력을 구성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각 특검은 최대 20일의 준비기간을 거쳐 최장 150일(순직해병 특검은 120일)의 대장정에 돌입하게 된다.
준비 기간을 모두 채울 경우 내달 초 본격 출범하지만, 필요하면 이 기간에도 증거 수집 등 수사를 진행할 수 있어 이르면 이달 중 수사가 시작될 수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내란 사건 수사를 이끌 조 특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초를 쓰는 자세로 세심하게 살펴 가며 오로지 수사 논리에 따라 특별검사의 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조 특검은 수사팀 구성과 업무공간이 준비되는 대로 언론에 설명하는 자리를 갖겠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태균 씨 관련 공천개입·건진법사 관련 명품가방 수수 의혹 등을 수사할 민중기 특검도 서울 서초구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이 됐던 사건인 만큼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먼저 사실관계와 쟁점을 파악하고 사무실을 준비하는 데 진력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과 이에 대한 대통령실 등의 외압 의혹을 수사할 이명현 특검도 기자들과 만나 "억울한 죽음에 대해 명백하게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이 특검은 "이미 누가 진실을 은폐하는지는 나와 있다"며 소신껏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외압 의혹을 폭로한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을 변호해온 김정민·김경호 변호사를 기용할 의사도 내비쳤다.
동시에 3개 특검이 돌아가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특히 내란 특검팀은 역대 특검 중 최대 규모인 267명(특검 1명·특검보 6명·파견검사 60명·파견공무원 100명·특별수사관 100명)으로 꾸려진다.
김 여사 특검과 순직 해병 특검도 각각 205명(특검 1명·특검보 4명·파견검사 40명·파견 공무원 80명·특별수사관 80명)과 105명(특검 1명·특검보 4명·파견검사 20명·파견공무원 40명·파견수사관 40명)으로 구성된다.
3개 특검의 수사인력 정원 총합은 577명에 이른다.
매머드급 특검 3개가 동시에 가동되는 만큼 유능한 수사 인력을 확보하고 업무 공간을 물색하는 등 인적·물적 설비를 갖추는 작업도 만만치 않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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