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의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주요국과 비교해 월등히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출 상환 부담은 결과적으로 민간 소비를 제약해 내수 경기 침체를 유발하는 악순환의 고리로 작용한다. 빚을 갚느라 돈을 안 쓰는 상황이 구조적으로 지속되기 때문이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74.7%에 달했다.
처분가능소득은 1천356조5천억원, 금융부채는 2천370조1천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여기서 처분가능소득은 소상공인을 포함한 가계와 민간 비영리단체의 총소득에서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 의무지출, 대출 상환 등 비소비성 지출 등을 뺀 순처분가능소득을 의미한다.
아울러 금융부채는 한은의 자금순환 통계상 수치로, 시장 가격으로 평가된 비연결기준 가계부채 규모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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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단위:%,조원) │
│ ※ 한은 자금순환·국민소득 통계. 차규근 의원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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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도 │처분가능소득 대비 │ 처분가능소득 │ 금융부채 │
│ │금융부채 비율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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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 182.9│ 1,121.1│ 2,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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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 194.4│ 1,158.5│ 2,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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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 191.5│ 1,217.8│ 2,3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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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 180.2│ 1,285.8│ 2,3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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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 174.7│ 1,356.5│ 2,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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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 2020년 말 182.9%에서 2021년 말 194.4%로 치솟았다가 2022년 말 191.5%, 2023년 말 180.2%, 지난해 말 174.7% 등으로 점차 하락했다.
2023년 말에 비하면 가계부채가 2천316조9천억원에서 1년 만에 2천370조1천억원으로 2.3% 증가했지만, 소득이 1천285조8천억원에서 1천356조5천억원으로 5.5% 늘어 부채 비율이 낮아졌다.
최근 가계부채 비율이 다소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OECD 통계상 2023년 말 우리나라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86.5%(잠정치)로, 이보다 비율이 높은 나라는 전체 32개국 중 스위스(224.4%), 네덜란드(220.3%), 호주(216.7%), 덴마크(212.5%), 룩셈부르크(204.4%) 등 5개국에 불과했다.
우리나라는 특히 미국(103.4%), 일본(124.7%), 독일(89.0%), 영국(137.1%), 프랑스(121.4%), 이탈리아(82.0%) 등 주요국보다 월등히 높았다.
그나마 우리나라보다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OECD 국가들은 높은 세 부담으로 처분가능소득이 적은 대신 사회 안전망이 탄탄해 우리나라 사정과 동등 비교하기 어렵다는 게 차 의원 설명이다.
이처럼 소득 대비 가계부채가 많으면 소비 감소, 내수 부진, 성장 둔화로 이어진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민간 소비가 1.1% 정도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가계부채 같은 구조적인 요인 때문에 회복되더라도 1.6% 정도"라고 말했다.
그 연장선으로 지난 12일 한은 창립 기념사에서 "손쉽게 경기를 부양하려고 부동산 과잉투자를 용인해 온 관행을 떨쳐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5월 보고서에서 "가계의 대출 원리금 상환과 이자 비용 부담이 높아지면서 구매력이 구조적으로 취약해진 상황에서는 소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차 의원은 "최근 가계부채 비율이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부채 자체가 감소한 것은 2023년 한 해뿐이었다"고 짚었다.
이어 "새 정부가 부동산 등에 부채를 동원해 경기를 살리겠다는 유혹에만 빠지지 않는다면 가계부채를 안정적인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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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말 기준 OECD 회원국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단위:%) │
│ ※ OECD 통계. 차규근 의원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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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명 │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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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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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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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 2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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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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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 │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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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1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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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 1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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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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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 1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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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 1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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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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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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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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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 1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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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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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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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 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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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 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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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 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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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 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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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 │ 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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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 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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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 │ 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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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 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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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 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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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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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 │ 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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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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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 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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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트비아 │ 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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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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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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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h@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