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한국은 北핵무장에 맞서 핵능력을 가질 수 있을까?

by


이제훈 한겨레 선임기자 '핵무장 조선, 한국의 선택은' 발간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북한이 6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국내적으로 핵무장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자체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고 보유할 수 있을까.
30년 넘게 통일외교분야를 취재하며 전문성을 쌓은 이제훈 한겨레신문 통일외교팀 선임기자는 북한의 핵무장이라는 상황에 직면한 한반도에서 한국의 선택지를 고민해 담은 책 '핵무장 조선, 한국의 선택은'(사계절)을 발간했다.
이 책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의 역사를 짚고 핵보유 의지를 달성한 이스라엘과 인도, 파키스탄과 핵무기를 갖고자 했으나 결국 이 욕망을 접은 일본과 대만의 사례를 살피면서 한국이 걸어야 할 길을 찾는다.
이 책의 3부 '한국의 선택' 속 4장의 제목은 '한국, 핵무장으로 가는 길은 없다'이다. 북한의 핵무장에 맞서 한국의 독자 핵무장 목소리가 높지만,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저자는 핵무장 불가의 이유로 핵확산금지조약(NPT)이라는 국제사회의 레짐, 한미원자력협정, 핵무장 후 재래식 군비경쟁, 은일하고 조속한 개발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꼽았다.
이 기자는 "NPT 서명·비준국가인 한국이 핵무장에 나서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IAEA는 물론, 핵공급그룹(NSG)과 쟁거위원회 같은 다자수출통제체제의 통제를 피할 수 없다"며 "북한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비핵화 비전을 스스로 폐기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평화적 핵이용을 명분으로 하는 재처리와 농축 능력 확보도 한미 원자력협정이 관건인데 미국은 이 협정을 통해 한국의 핵능력 확보를 차단해 왔고 앞으로 농축·재처리 권리를 허용하더라도 한국에서 잠재적 핵능력 강화 주장이 잦아들어 군사적 전용 위험이 사라졌을 때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제훈 기자는 "갈등하는 두 국가의 핵균형은 평화와 안정이 아닌 군비경쟁의 안보딜레마를 자극한다"며 핵무장 이후에도 군병력을 늘리고 국방비를 줄이지 못하고 있는 적대적 대립국가인 인도와 파키스탄의 사례를 실례로 들었다.
이 기자는 앞의 걸림돌을 최대한 견딘다고 하더라도 기술적으로 빠르게 무기급 핵물질을 충분히 확보해 핵무장을 선언하는 '핵무장 속도전'은 불가능하다면서 "핵무기는 하루아침에 손가락 하나 까딱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는 핵전문가 비핀 나랑 바이든 행정부 국방부 우주정책차관보의 발언은 인용했다.
그렇다면 북한의 핵무장에 대응할 방법은 없을까.
이 기자는 북미 핵군비통제협상과 남북 재래식 군비통제협상의 병행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동시에 한국은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4자회담을 성사해 남북관계 개선, 북미관계 정상화,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체제의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83쪽.

jyh@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