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남들보다 시작은 늦었지만 리드오프 고종욱은 이날 잠실구장 그라운드에서 가장 빛났다.
리드오프로 선발 출전한 고종욱은 알고 보니 치리노스 천적이었다.
처음 상대해보는 낯선 투수였지만 고종욱은 치리노스의 직구와 변화구 모든 구종을 배트 중심에 맞춰 안타로 연결했다. 3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까지 선발 치리노스 상대 고종욱은 맹타를 휘두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리드오프 고종욱의 뜨거운 타격감이 난공불락 치리노스를 무너뜨렸다.
5회까지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무실점 호투를 펼치던 LG 선발 치리노스가 유일하게 출루를 허용한 타자는 KIA 리드오프 고종욱이었다. 치리노스는 5회까지 KIA 타자 중 유일하게 고종욱에게만 안타를 2개 허용했다.
1회와 3회 고종욱의 안타를 제외하면 단 1명도 1루 베이스를 밟지 못할 정도로 난공불락이던 LG 선발 치리노스가 6회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1대0 1점 차로 리드하고 있던 LG 선발 치리노스 상대 6회 선두 타자 박민이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가며 무사 1루 찬스를 잡았다. 이범호 감독은 앞선 두 타석 모두 안타를 기록한 고종욱을 믿고 희생 번트 사인을 내지 않았다.
타석에 들어선 고종욱은 기다리지 않고 초구부터 노림수를 가지고 타격했다. 치리노스의 포크볼을 밀어쳐 좌중간을 가른 고종욱. 장타가 터지자 1루 주자 박민은 홈까지 달려 동점 득점을 올렸다.
선발 치리노스 상대 6회 동점 적시타를 날린 고종욱은 여유롭게 2루까지 진루했다. 난공불락 치리노스 상대 3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천적으로 등극한 고종욱은 더그아웃을 향해 세러머니를 펼쳤다.
김호령의 희생 번트로 1사 3루. 위즈덤의 적시타 때 홈을 밟은 고종욱은 역전 득점을 올렸다. 이범호 감독은 앞선 두 타석 안타에 이어 6회에는 동점 적시타에 이어 역전 득점까지 올린 고종욱이 더그아웃에 들어서자 흐뭇한 표정으로 리드오프를 반겼다.
6회 타선이 폭발하며 6점을 뽑아낸 KIA는 8회와 9회에도 3점씩 추가하며 12대2 대승을 거뒀다.
올 시즌 1군에서 시즌을 시작하지 못했던 고종욱은 지난 6일 1군 등록 전까지 퓨처스 리그에서 28경기 타율 0.309 68타수 21안타 1홈런 7타점 6득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시작은 남들 보다 늦었지만 통산 타율 3할 타자의 무서움이 무엇인지 실력으로 증명한 고종욱의 시즌은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