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포르투갈 사람이 아닌 사우디아라비아 사람처럼 느껴진다.
알 나스르는 26일(이하 한국시각) 공식 SNS를 통해 호날두와의 재계약을 발표했다. 호날두는 "알 나스르 영원하다"라는 짧은 재계약 소감을 남겼다. 호날두는 2027년 여름까지 알 나스르 선수로 뛰게 될 예정이다.
사실 이번 여름에 호날두는 알 나스르를 떠날 수도 있었다. 2023년 1월 호날두는 알 나스르로 이적하면서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이유는 돈이었다. 알 나스르는 호날두한테 축구 역사상 최고 계약인 연봉 2억유로(약 3168억원)를 약속했다.
호날두의 사우디행이 이뤄진 후, 사우디는 다른 슈퍼스타들까지 수집해 거의 유럽 빅클럽에 준하는 전력을 꾸리기 시작했다. 전성기 시절에는 발롱도르 최종후보에 올랐던 선수들이 대거 사우디에 상륙했다.호날두는 지금까지 알 나스르에서 105경기 93골 19도움이라는 대단한 활약을 선보였다. 그러나 호날두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알 나스르는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알 나스르와 호날두는 2년 반 동안 1개의 트로피도 차지하지 못했다. 호날두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고, 이에 팀을 떠나려고 고민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참가를 위해 알 힐랄이나 멕시코, 브라질 구단으로 이적하는 방향도 거론이 됐지만 호날두의 선택은 알 나스르 잔류였다. 그 이유는 이번에도 돈으로 보인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29일 '호날두와 알 나스르의 이번 계약의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연간 최대 4억유로(약 6340억원)에 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원래 호날두가 알 나스르부터 받던 연봉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연봉 2억 유로도 대단한 액수였는데 이제 호날두는 각종 수당과 보너스 등을 통해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게 됐다.사우디를 떠날까도 고민했던 호날두인데 상상하기도 힘든 조건과 함께 재계약을 체결하자 돌변했다. 그는 "2년 전에 이곳에 왔을 때와 지금은 사람들이 사우디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그 변화에 내가 기여했다는 점에서 기쁘다. 사람들은 이 나라를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정말 놀라운 나라이고, 미래는 밝을 것이다"며 사우디 나라 자체를 굉장히 높게 평가했다.
심지어 호날두는 "난 단지 축구를 하러 온 게 아니다. 이 나라와 문화의 변화를 위해 뛰고 있다. 그 변화의 일부가 되었고, 난 사우디에 속해 있다. 저는 포르투갈 사람이지만, 사우디아에 속한 사람이다"며 사우디 프로젝트의 일부라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호날두는 "이 프로젝트를 믿어서 여기에 남는 것이다. 앞으로 2년만이 아니라 2034년까지. 그게 목표다. 바로 그 해에 사우디에서 월드컵이 열린다. 나는 그 월드컵이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월드컵이 될 것이라 믿는다"며 사우디에 대한 연이은 극찬을 퍼부었다.
김대식 기자rlaeotlr2024@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