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올시즌에도 '130년 라이벌' LA 다저스를 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심각한 투타 불균형이 초래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허술한 경기력에 팬들이 한숨은 깊어만 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2일(이하 한국시각)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4연전 2차전에서 2대8로 완패했다.
4연패에 빠진 샌프란시스코는 45승41패로 NL 서부지구 3위를 힘겹게 유지했다. 지구 선두 다저스와의 승차는 9경기로 벌어졌고, 4위 애리조나(43승42패)에도 1.5게임차로 쫓겼다. NL 와일드카드 순위에서도 3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47승40패)에 1.5게임차 뒤진 5위다. 지금 플레이오프를 개막한다면 샌프란시스코는 탈락이다.
지난달 14일까지만 해도 다저스와 지구 선두를 다투던 샌프란시스코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원인은 타선 침묵이다. 투수들은 전반적으로 제 몫을 하지만, 타자들은 동반 침체 모드다.
2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ERA) 부문서 샌프란시스코는 3.42로 텍사스 레인저스(3.27)에 이 전체 2위, NL 1위다. 선발 ERA는 3.75로 NL 5위, 불펜 ERA는 2.95로 양 리그를 합쳐 1위다. 이 정도 투수력이면 리그 전체 승률 1위 자리를 놓고 다퉈야 한다.
지역 유력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날 경기 후 '시즌 초 자이언츠의 강력한 모습이 최근 18경기에서 13패를 당하는 급전직하로 빠르게 소멸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로 타선 침묵을 지적했다.
밥 멜빈 감독은 경기 후 "우리의 에너지는 굉장했지만, 2점 밖에 내지 못했다. 3점도 낼 수 있었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그 뒤로 무슨 이유에서인지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특별한 코멘트를 한 건 아니고 답답함을 드러낸 것이다.
타선을 보자. 게임당 득점 부문서 샌프란시스코는 4.10점으로 전체 23위, NL 12위다. 팀 타율은 0.230으로 전체 25위, NL 14위. 전반적인 공격력이 최하위권이라고 보면 된다. 그렇다고 기동력을 앞세우는 팀도 아니다. 팀 도루 45개는 NL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42개) 다음으로 적은 수치다.
그렇다면 다저스는 어떨까. 팀 타율(0.262), 평균 득점(5.62), 팀 홈런(134개) 모두 30팀 중 1위다. 팀 ERA는 4.18로 전체 21위, NL 11위로 하위권이다. 결국 부족한 투수력을 막강한 공격력으로 상쇄하고 있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는 공격을 선도하는 타자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타율 3할을 보장할 수 있는 정교한 타자도 없고, 30홈런 이상을 때릴 수 있는 거포도 없다. 5월 초까지는 이정후가 3번 타순에서 테이블 세팅과 클러치 타격을 하며 타선을 떠받쳤지만, 지금은 극심한 부진으로 존재감 제로의 처지다. 공수의 핵심인 맷 채프먼은 손 부상으로 빠져 있다.
지난달 보스턴 레드삭스에 유망주를 포함해 4명의 선수를 주고 데려온 지명타자 라파엘 데버스도 이적 후 타율 0.204, OPS 0.677로 아직 기대치를 밑돈다.
이정후는 이날 결장했다. 최근 4경기 연속 무안타로 처진 컨디션이 살아나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이정후가 상위타선에서 제 몫을 해야 전체 타선이 힘을 받f다.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라는 걸출한 슈퍼스타가 리드오프를 맡고 있다. 프레디 프리먼, 윌 스미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맥스 먼시, 앤디 파헤스 등 올스타급 타자들이 뒤를 받친다.
다저스는 같은 날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테오스카, 파헤스, 마이클 콘포토가 합계 5안타 5타점을 때리고, 오타니가 쐐기 솔로포를 날려 6대1로 승리했다. 오타니는 시즌 30호 아치를 그려 5년 연속 30홈런 달성에 성공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8승6패, 2.51)의 7이닝 3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의 호투도 빼놓을 수 없다. 샌프란시스코가 감히 넘볼 수 없는 투타 전력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멜빈 감독의 내년 옵션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시점이 참 묘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