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요양·장애인 거주시설 찾아 '약자동행' 강조
서울시 공공실버케어센터 2040년까지 85개소로 확대
(빈=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유럽 출장길에 오른 오세훈 서울시장이 오스트리아 빈의 노인 요양시설과 장애인 거주시설을 방문해 존중받는 노후 보장과 장애인 자립 지원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오 시장은 2일(현지 시간) 빈의 노인요양시설 '카리타스 생트 막달레나'와 장애인 주거시설 '카리타스 빈 보운게마인샤프트 바티크가세'를 차례로 방문했다.
카리타스 생트 막달레나는 2023년 개관한 최신 요양 시설로, 재가·병동 요양, 재활, 데이케어, 호스피스까지 노인 요양과 관련된 각종 서비스를 통합 제공한다.
1인실로 이뤄져 거주자가 독립적인 환경을 누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설 내 마트, 어린이집, 의료센터, 공원을 인근 주민도 이용할 수 있게 해 폐쇄적인 시설이 아닌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시설을 지향한다.
오 시장은 시설들을 둘러보며 시가 추진 중인 실버·데이케어센터 확충 정책과 도심 커뮤니티형 노인통합케어 거점 사업에 도입할 사항을 점검했다.
시는 앞서 지난 5월 나이 들수록 살기 좋은 도시 조성을 목표로 '9988 서울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어르신들이 가족이나 이웃과 가까운 곳에서 계속 돌봄을 받을 수 있게 하자는 게 프로젝트의 골자다.
현재 35개소인 공공실버케어센터를 2040년까지 85개소로 확대하고, 폐원 위기에 어린이집을 민간 실버케어센터로 전환할 수 있도록 사업비를 지원해 내년 15개소를 시작으로 2040년까지 140개소를 조성할 계획이다.
혼자 생활하기 힘든 치매 어르신에게 중증도에 따른 맞춤형 돌봄을 제공하는 데이케어센터도 2040년까지 자치구별로 2곳씩, 총 50곳을 조성한다.
재가 요양 서비스, 데이케어센터(주간보호시설), 실버케어센터(요양보호 시설), 요양병원을 총망라한 도심 커뮤니티형 노인통합케어 거점 사업도 추진한다.
또 2023년 개원한 강동구 요양 시설 '실버케어센터와 골드빌리지' 같은 거점 모델을 다변화하고 확대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이어 장애인 거주 시설 카리타스 빈 보운게마인샤프트 바티크가세를 방문했다.
해당 시설은 일정 수준의 자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장애인부터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장애인까지 특성에 맞게 시설이 구비된 곳이다.
지적·발달장애 성인 4∼6명이 함께 생활하며 사회성을 키워가는 공유주택부터 24시간 의료와 돌봄을 제공하는 특수지원주택이 있다.
일반적인 한국 장애인 시설은 긴 복도를 사이에 두고 여러 명이 한곳에서 생활하는 '집단거주형' 방식이고 지리적으로도 주민 거주지와 섞이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차이가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이 같은 사례를 참고해 장애인 자립 지원을 목표로 하는 시설을 꾸릴 계획이다.
현재 시는 집단거주형 장애인 시설을 거실과 방, 주방으로 구성된 '개인 거주형' 주거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28년까지 시가 운영한 장애인 거주시설 41개소 전체에 대한 리모델링을 완료한다.
아울러 행동이 느린 입소자들을 위해 화장실을 확충하고, 중·고령 중증 장애인의 의식주와 노인성 질환 관리를 위한 돌봄 인력도 배치한다.
가족들이 시설을 찾아 편하게 면회하고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도 마련하고 있다.
지역 사회에서 자립 생활을 희망하는 장애인에게는 공공 임대주택과 주거지원 서비스가 결합한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최장 20년까지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으며 현재 305호가 운영 중이다. 올해 중 31호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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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