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소수주주 플랫폼(기반 서비스) 액트는 반도체 후공정 업체 하나마이크론의 인적분할 계획에 대해 "주주 보호 장치를 피하는 편법"이라며 반대 집단행동에 나선다고 3일 밝혔다.
액트는 이날 성명에서 "주요 사업 부문을 분리해 자회사를 만들고 이를 재상장하려는 하나마이크론의 계획은 형식만 바꾼 '물적분할'이며 중복상장"이라며 "물적분할에 적용되는 ▲ 주식매수청구권 ▲ 상장 적격성 심사 등의 핵심 보호장치를 회피하는 의도가 의심된다"고 강조했다.
회사를 쪼개는 조처는 인적분할과 물적분할로 나뉜다.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가 분할 신설회사의 주식을 비례적으로 배정 받지만, 물적분할은 모회사가 신설회사의 주식을 100% 소유하게 된다.
액트의 이상목 대표는 "하나마이크론 인적분할은 지배주주가 자기의 자회사 지분을 모회사로 현물 출자해 문제가 크다. 이 경우 지배주주의 지배력이 대폭 커지고 모회사 주가가 중복상장 디스카운트(할인) 때문에 폭락해 다른 주주들이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중복상장은 모회사와 자회사가 함께 상장하는 것으로, 지배주주에는 유리한 면이 많아도 모기업 가치를 희석해 주가를 억누르는 문제가 커 한국 증시의 고질적 문제로 꼽힌다.
이 대표는 "물적분할로 중복상장하는 행위에 대해 사회적 비난이 크다 보니 이런 편법이 등장한 것으로 보이며, 주주권익을 훼손하고 자본시장의 신뢰를 훼손하는 선례가 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액트는 16일 예정된 회사 임시 주주총회에서 소수주주 위임을 통해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다. 지난 1일 위임 의사를 밝힌 소수주주는 1천7명(지분율 2.03%)이다.
액트는 대통령실과 한국거래소에도 이번 인적분할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나마이크론은 지난 1월 반도체 제품 패키징과 테스트 사업 부문을 떼어 내 신규 법인을 세우는 인적분할 계획을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하나마이크론은 자회사·피투자회사 관리 및 신규투자 등 투자 사업 부문을 맡을 하나반도체홀딩스(가칭)와 반도체 후공정 사업을 영위할 하나마이크론으로 재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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