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전문가들 "해조류의 블루카본 가치에 관심가져야"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21세기 가장 중요한 해상자산 중 하나로 꼽히는 북극 항로 개발에 대한 토론이 제6회 인천국제해양포럼에서 활발하게 이어졌다.
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포럼 중 '북극 해상로 개척과 블루카본을 통한 지속 가능한 해양산업' 세션에서 해양 전문가들은 북극 항로 개발과 관련한 글로벌 동향을 공유하며 활발한 토론을 했다.
이기택 포항공과대 환경공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은 토론에서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은 "지구 온난화로 북극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북극항로가 열리고 있다"며 "북극항로는 기후위기가 만들어낸 기회와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 소장은 "1979년 이후 북극을 뒤덮었던 얼음의 20%가 녹았고 2050년이 되면 북극을 관통하는 북극 횡단 항로도 열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각국이 북극 항로 개발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한국도 면밀하고도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한국은 과학, 조선기술, 정책 대응 등 3개 분야의 강점을 갖추고 있는 흔하지 않은 나라"라며 "파이낸싱(자금조달)이 조금 문제가 될 순 있지만 한국의 장단점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북극 항로 개발 이슈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양수산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북극항로 개발'을 위해 전담팀(TF)을 꾸리고 북극항로 상업화와 관련 산업 발전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주형 국립군산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는 해조류 블루카본 연구 현황과 북극 생태계에서의 잠재적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해조류도 해양 생태계의 탄소 흡수원인 '블루카본'으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해조류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가 장기적으로 격리된다는 연구 논문도 있어 해조류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블루카본으로 국제인증(IPCC)을 받은 해양 탄소 흡수원으로는 칠면초, 잘피 등이 있지만 해조류는 아직 인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김 교수는 "탄소 흡수 기능이 있는 해조류가 과연 북극 생태계에 적응할 수 있을지의 문제는 중요한 연구 과제"라며 "차가운 바다를 선호하는 해조류도 있기 때문에 온난화에 따라 북극 생태계로 확장할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가능성 때문에 노르웨이와 러시아에서는 해조류 양식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며 "해조류와 갯벌의 탄소 흡수 기능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도 관심 있게 접근해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윤호성 경북대 생물학과 교수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블루카본 정책 개정 과정을 설명하고 한국형 블루카본 크레딧 제도를 주제로 발표했다.
윤 교수는 "일본에서는 기업들이 바다에 해초를 심고 비례적으로 탄소배출권을 얻는 사례가 흔한데 이때 해초 심기 행사를 어린이들과 함께한다"며 "참여 어린이들은 지구를 살리는 활동에 동참한다는 마음에 상당히 뿌듯해한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도 해조류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고 정책적으로도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어 블루카본의 리더가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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