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검찰개혁 기조 속 개혁의지·조직이해도·文정부 출신 등 거론
심우정 중도퇴진으로 조직 대개편 시동…'문 닫고 새 문 여는' 난과제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심우정(사법연수원 26기) 전 검찰총장이 이재명 정부 출범 약 한 달 만에 스스로 물러나면서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차기 검찰총장은 이재명 정부 첫 검찰총장이라는 상징성이 큰 데다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의 거센 파고를 맞닥뜨려야 하는 막중한 책임도 짊어져야 하는 터라 법조계 안팎의 관심을 끈다. 수사·기소 분리의 거대한 흐름을 거스르기는 어렵다는 인식 속에 그렇다면 누가 정부 기조에 보조를 맞추면서도 검찰 본연의 역할은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잘 적응하며 조직을 이끌 적임자인지 주목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일각에서는 1948년 검찰 제도가 창설된 이래 77년간 이어진 기존 검찰의 역사를 닫을지 모르는 '마지막' 총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독배'이자 어려운 과제를 받아 드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반면에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따라 새로 설계된 제도 하의 조직을 이끌 첫 수장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평가도 나온다. 검찰 개혁 업무의 특성이나 조직 속성상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현 재직자들이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도 낫다는 점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되지 않겠느냐는 관측 속에 검찰을 떠난지 얼마 되지 않은 고위간부 출신들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초대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구자현(52·사법연수원 29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급), 박세현(50·29기) 서울고검장, 이정현(57·27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급), 주영환(55·27기), 예세민(51·28기) 변호사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기소권과 수사권의 분리를 뼈대로 한 정부의 검찰개혁 기조에 손발을 맞춰나갈 수 있는 인사, 문재인 정부에서 주요 보직을 거쳤으나 윤석열 정부에서 주류 그룹에서 비껴서있었던 인물들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구 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대변인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를 지내고 검사장으로 승진해 검찰 인사·예산·조직을 총괄하는 핵심 요직인 법무부 검찰국장을 맡았다.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분류되며 문 정부 초기 법무부 탈검찰화를 논의한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직속 법무·검찰개혁단장을 지내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대전고검 차장검사, 광주고검 차장검사를 거쳐 한직으로 분류되는 법무연수원으로 발령 났다.
박 고검장은 지난 정부에서 서울고검 형사부장, 대검 형사부장, 서울동부지검장을 지내다 작년 9월 서울고검장에 보임됐다.
작년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를 이끌었다. 지난 3월 법원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취소 결정을 내리자 즉시항고를 통해 상급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아봐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들 중에서 낙점될 경우 '검찰 2인자'로 보임된 노만석 대검 차장과 연수원 기수가 같게 된다.
다만 윤석열 전 대통령(23기)이 검찰총장 시절에도 강남일 차장, 구본선 차장 등이 모두 연수원 동기로 함께 근무하는 등의 전례들이 있었다.
예 변호사는 2021년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맡았고 2023년 8월까지 춘천지검장으로 재직했다. 이후 개업해 현재는 예문정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로 지내고 있다. 검사 시절 수사와 기획 분야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으며 판단이 빠르고 일 처리가 명확한 검찰 내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꼽혔다. 봉욱 민정수석이 대검 기조부 기획과장일 때 이번에 임명된 이진수 차관,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기조부 검찰연구관으로 근무했다.
검찰 대표적 '특수통' 출신인 주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 당시 검사장으로 승진해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을 지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대구지검장, 부산고검 차장검사 등을 지내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보임되자 곧 사의를 표명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부장,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이후 꾸려졌던 검찰총장 직속 부패범죄특별수사단 1팀장 등을 지냈고 대검 대변인으로도 근무했다.
이 밖에도 이정현(57·27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심재철(56·27기)·이정수(56·26기)·문홍성(57·26기) 변호사 등 문재인 정부 시절 주요 보직을 맡았던 검찰 안팎 인물들도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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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