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책연구회 토론회서 발제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국가 연구개발(R&D) 시스템을 과거 추격형 방식에서 벗어나 선도형 방식의 새로운 'R&D 시스템 2.0'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윤석진 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회 춘계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주장했다.
윤 전 원장은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성장과 통합'에서 과학·기술분과를 맡은 바 있다.
그는 국정기획위 경제2분과가 지난달 24일 진행한 연구개발(R&D) 정책간담회에도 참가해 한국의 R&D 시스템이 중진국에서 가졌던 제도를 계속 개선하며 누더기를 입고 있다며 이제 선진국 방식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며 새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선도형 R&D 시스템으로 가려면 자율성을 줘야 한다"며 "또 미국, 중국 등 경쟁국과 비교하면 절대적 모수가 적은 만큼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업이 전면 개방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학연 개방과 관련해서 그는 15년 전 대만을 방문했을 당시 TSMC 연구소가 밤에 반도체공학과 대학원생들을 불러 연구원들이 직접 교육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소개하며 "정부와 기업, 연구소가 해야 할 일을 따로 두는 것이 아니고 머리를 맞대고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략기술이나 선도형 과제에 대해서는 정량적 목표를 요구하는 과제제안요구서(RFP)를 폐지하고 문제 해결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윤 전 원장은 "선진국 대비 기술수준을 5년 뒤 90%까지 따라가겠다 같은 목표는 어이없는 목표"라며 "예를 들어 더위가 있으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과학기술적 해법을 제시하라는 문제 해결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시스템 구축을 위한 R&D 체계 6대 재편 전략으로 ▲ 강력한 과학기술 리더십 ▲ 도전적 R&D 강화▲ 혁신 생태계 구축 ▲ 선도형 연구생태계 조성 ▲ 지역 주도 과학기술 혁신 ▲ 세계 최고 수준 인재 양성 등을 꼽았다.
그는 또 과학기술혁신본부가 R&D 사업 조정 권한을 가져도 다른 부처에서 넘기는 것을 올리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를 조정할 과학기술부총리제와 같은 거버넌스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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