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돌아온 골잡이' 주민규(대전하나시티즌)가 중국 격파의 선봉에 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A대표팀은 7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중국과 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1차전을 치른다. 동아시안컵은 EAFF가 설립된 이듬해인 2003년 첫 발을 뗐다. 대한민국, 중국, 일본이 번갈아 개최하며, 3개국은 자동 출전한다. 올해는 홍콩이 남은 한 자리를 꿰찼다. 남자의 경우 대한민국이 최다인 5회 우승했고, 일본과 중국이 각각 두 차례 정상에 올랐다. 디펜딩챔피언은 2022년 우승팀인 일본이다. 홍명보호는 중국과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11일 오후 8시 홍콩, 15일 오후 7시24분 일본과 차례로 맞닥뜨린다.
동아시안컵은 2026년 북중미월드컵 준비의 출발점이다. 홍 감독은 이번 동아시안컵을 '전쟁'으로 규정했다.홍 감독은 6일 열린 대회 기자회견에서 "내년 월드컵에 출전 가능성이 있는 젊은 선수들이 합류했다. 이번 대회 뿐만 아니라 앞으로 1년 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우리 팀에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며 "그 선수들의 전체적인 부분을 평가할 수 있는 대회라 생각한다. 이제 전쟁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회에 임하는 각 팀마다 처한 상황이 다를 수 있지만, 모두 현재, 미래를 위해 중요한 대회다. 쉽지 않겠지만,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 부주장으로 임하는 박진섭(30·전북 현대)은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소집됐다. 모두에게 좋은 기회다. 이 기회를 잡기 위해 모든 선수들이 잘 준비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리라 믿는다. 전승 우승이 목표"라고 말했다. 첫 상대는 중국이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한국이 크게 앞선다. 상대 전적은 23승13무2패로 비교불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대한민국이 23위, 중국은 94위다. 중국은 48개국으로 확대된 이번 북중미월드컵에서도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홍명보호는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공한증은 유효하다. 한국 축구는 중국을 상대로 5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에서도 두 차례 만나 모두 웃었다. 지난해 6월 11일 가장 최근 맞대결에선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승리했다.
중국은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의 경질로 사령탑이 공석이다. 중국 U-20(20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데얀 주르예비치 감독이 임시 지휘봉을 잡았다. 새 출발을 선언한 중국은 2000년대생의 '젊은피'들을 대거 발탁했다. 2006년생인 왕위동(저장), 류청위(상하이 선화), 콰이지원(상하이 하이강) 등을 비롯해 13명의 유망주들이 A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주르예비치 감독은 6일 "대회에 참가하게 돼 기쁘다. 한국과 일본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축하한다. 새로운 선수가 몇 명 참가하게 됐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3개팀 모두 강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최선을 다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테스트에 방점이 찍혀 있지만, 결과도 놓칠 수 없다. 우승을 목표로 한 홍명보호 입장에서는 첫 경기 승리가 중요하다. 홍 감독은 3-4-3 카드를 꺼냈다. 주민규가 최전방에 선다. 늦깎이 태극마크를 단 주민규는 한동안 A대표팀의 최전방을 책임졌지만, 최근 들어서는 주춤한 모습이었다. 당초 이번 대회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엔트리가 확대되며 추가발탁됐다. 월드컵 출전에 도전하는 주민규 입장에서는 마지막 기회다. 문선민(FC서울)과 이동경(김천 상무)이 좌우 날개로 나선다. 이동경이 중앙으로 오가며 자유롭게 움직일 전망이다.
중원에는 김진규(전북 현대) 김봉수(대전)가 포진한다. 최근 전북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인 김진규는 지난 6월 A매치 명단에 포함됐다. 이라크전에서는 결승골까지 넣었다. 다시 한번 기회를 받았다. 파트너는 김봉수다. 김봉수는 이날 A매치 데뷔전을 치른다. 수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좌우 윙백에는 이태석(포항 스틸러스)와 김문환(대전)이 자리한다. 최근 A대표팀의 주전으로 올라선 이태석은 변함없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부상으로 대표팀과 멀어졌던 김문환은 오랜만에 기회를 잡았다. 지난해 11월 팔레스타인전 이후 8개월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른다.
스리백은 김주성(서울) 박진섭 박승욱(포항)이 구성한다. 박진섭이 중앙에 포진해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오가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그의 위치에 따라 4-3-3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쿠웨이트와의 북중미월드컵 3차예선 최종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김주성은 다시 부름을 받았고, 최근 전역한 박승욱이 스리백 자원으로 테스트를 받는다. '캡틴'이자 지난 클럽 월드컵에서도 최고의 모습을 보인 부동의 수문장 조현우(울산HD)가 변함없이 골문을 지킨다.
첫 발탁된 강상윤 김태현(이상 전북) 서명관(울산) 이호재(포항) 이승원(김천) 변준수(광주) 등은 벤치에서 출발한다.
용인=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