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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핸들링 일품 르노 세닉..경쟁차 보다 좋은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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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가 8월 공식 출시할 전기차 세닉을 먼저 만나봤다. 세닉은 2024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한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각 지역에서 선별하는 올해의 차는 한 해 출시되는 신차들만 100여종이 넘는데다그 중 판매량 등의 일정 조건이 충족된 차량 중최고의 차량을 뽑는 것이라 수상 이력만으로도 어느 정도 수준이 검증됐다고 볼 수 있다.

과연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될만한지 시승을 하면서 그 이유를 찾아보기로 했다. 세닉은 현재 5세대 모델이다.

1세대는 1996년 MPV 형태로 출시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현재 국내에 비슷한 장르는 없지만 예전 대우차 레조, 기아 카렌스를 떠올려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그런 세닉이 5세대를 기점으로 완전히 달라졌다.
완전 전기차로 거듭나며 장르도 준중형급 SUV로 변경되었다. 닛산 아리야에도 적용된 CMF EV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했다. 경쟁차량으로는 현대 아이오닉5, 기아 EV5, 폭스바겐 ID4, 기아 니로 등이 꼽힌다. 전륜 구동기반이라니로, EV5와 더욱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경쟁 차량 대비 조금 컴팩트한 사이즈가 특징이다.전장 4470mm, 전폭 1864mm, 전고 1570mm, 축거 2785mm이다. 세닉은 크게 3가지 트림으로 사전 계약 중이다. 테크노, 테크노 플러스, 아이코닉3가지로 세제혜택 후 최대 5290만원, 5790만원, 6250만원의 가격이 예상된다.


서울시 기준 전기차 보조금 적용시 테크노 트림은 4000만원대 중반실구입가가 예상돼 기아 EV3, EV6, 현대 아이오닉5, 폭스바겐 ID.4 등의 모델과 비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 시승할 모델은 최상급 트림인 아이코닉이다. 200만원 하는 솔라 베이 파노라믹 선루프가 옵션으로 장착된 모델이다. 여러 가지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세닉의 강점은 외관 디자인에서 시작된다.

디자인은 호불호가 있고 개인에 따라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영역이긴 하지만 세닉의 디자인 완성도가 높다는 것은 많은 이들이 동의할 수 있어보인다.
전기차답게 그릴부가 막혀있지만 르노 엠블럼 모양 패턴의 디지털 그래픽으로 채워그릴부가 단순히 막혀 있는 전기차와차별점을 준다.

가로형슬림한 헤드라이트는 준수한 인상이다. 르노 로장주 엠블럼을 반으로 가른 듯한 형상의 데이라이트는 세밀한 그래픽에 더해 전면부포인트가 된다.
측면은 다부진 인상이다. 오버행을 줄이고 휠베이스 비율을 늘려 전기차 다운 프로포션이다. 아이코닉 트림의 투톤 루프로 인해 차체가 더욱 낮아 보인다.


측면 디자인의 정점은 휠에 있다. 전기차의 경우 공력 성능 강화를 위해 막혀 있는 듯한 디자인을 자주 사용하는데 내연 차량의 휠 디자인보다 모양새가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세닉의 20인치 휠은 공력 성능은 살리면서 프랑스 디자인 다운 전위적인 디자인으로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을 보는 것 같다.


또한 순정 타이어로 미쉐린 크로스클라이밋2를신겼는데 이 타이어는 올웨더 타이어로 구분된다. 일반적인 사계절 타이어는 겨울철 눈길 성능이 현저히 떨어지지만 3PMSF인증을 받은 올웨더 타이어는 겨울철 노면에도 대응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일부 럽 국가는 겨울철에 이런 인증을 받은 타이어를 끼는 것이 법규화되어 있는데 이런 조건도 충족한다. 현재까지 국내에는 국산차와 수입차 통틀어 올웨더 타이어를 순정으로 적용한 차량은 없었는데 공식 출시 모델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면 최초의 모델이 된다.
후면도 르노 다운 간결한 디자인이 일품이다. 새로운 로장주 로고를 중심으로 좌우로 가늘고 길게 테일램프가 위치한다. 클리어 타입을 적용해 전기차 다운 이미지를 전해준다. 방향 지시등은 시퀀셜 타입이다.최신 유행을 잘 반영했고 시인성 또한 뛰어나다.


트렁크 공간은 545리터로 용량 자체는 평이하다. 좌우 폭이 좁은 편이라 활용성에서 아쉬움을 준다. 전장과 오버행이 짧아 뒷바퀴 쪽 서스펜션 등 부품이 트렁크 공간 좌우를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인테리어는 르노 최신 차량의 오픈 R 링크 시스템을적용했다.12인치 가로형 화면과 12인치 세로형 화면이 합쳐진 구조다. 세로형 모니터의 비율로 인해 실제 크기는 동급 최고 수준인 774제곱센티 면적을 자랑한다.


인치수를 모르더라도 실제 센터 모니터를 마주하면 시원하게 넓은 스크린으로 조작이 편리하고 비상등과 공조 버튼은 하단에 물리버튼으로 따로 배치해 조작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디지털 계기판의 경우 특징은 스티어링 휠 사이로 보는 한계를 인식해 실제 화면보다 적은 범위에 주요 정보를 표기한다. 그래픽의 화려함보다 실제 사용성에 포커스를 맞췄다.
전자식 기어는 컬럼 타입이다. 비슷한 방식의 경쟁 차량 대비 높은 위치에 설정된 것이 특징이다. 조작성은 직관적이고 작동감도 좋은 편이다. 와이퍼 조작 스위치와 가깝고, 그 아래 오디오 조정 레버까지 적용돼 익숙해지기 전까지 조금 혼돈을 줄 수 있는 점은 아쉽다.

1열 시트의 경우 재활용 인조 가죽을 적용했다. 촉감이 우수하고 착좌감이 뛰어나며 특히 머리 받침의 위치가 이상적이라 장시간 시승에도 편안했다.
2열의 경우 전기차답게 넓은 레그룸과 평평한 바닥, 그리고 넉넉한 헤드룸으로 공간의 부족함은 없었다. 리클라이닝 기능이 없어 아쉬움을 전해준다.시동 버튼을 눌러 시승에 나섰다.전륜에 적용된 싱글 모터는 최고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300Nm로 평이한 수준이다.

비교적 가벼운 1855~1915kg의 공차 중량으로 인해 경쾌한 가속감을 보여준다. 절대 가속이 전기차 치곤 빠른 편은 아니지만 유럽차답게 핸들링이 민첩해운전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 87kWh용량 배터리를 탑재해신뢰성이 높다. 경쟁 차량 대비 용량이 소폭 큰 편이다. 1최 충전 주행 가능거리는 복합 460km를 인증받았다.전비는 복합 4.4km/kWh 인데 실제로는 더 높은 기록이 가능해 보인다.

서스펜션의 경우 동급 국산차 대비 단단한 편이다.일반적인 방지턱을 넘을 때는 고급스러운 감각을 전해준다. 거친 노면을 만나면 노면을 좀 더 읽는 타입으로 전반적으로 부드러움 보다는 날렵한 주행감각에 포커스를 맞췄다.
회생 제동은 유럽 전기차 중에선 세분화되어 있다.최근 시승한 볼보 EX30의 경우 원페달 온오프 2단계의 설정만 가능했다. 비슷한 차량들이 더러 있는데 세닉의 경우 5단계 설정이 가능했다.


왼쪽 패들 시프트를 당기면 회생제동 강도가 올라가고 오른쪽을 당기면 내려가는 방식이다. 회생제동 0~4단계 5단계는 원페달 드라이빙으로 설정되어 최대 감속 시 정지까지 가능한 방식이다. 경쟁차 대비 강점은 물리 브레이크감각이다.
전기차 중에는 회생제동 비중을 높이면서 물리 브레이크는 상대적으로 반응성이 약하거나 성능을 낮춘경우도 있다. 세닉의 경우 물리 브레이크의 제동력이 상대적으로 높게 설정됐다. 전기차는 내연차량 대비 무게가 무거워 제동 감각에 아쉬움을 주는 차량이 많았다. 제동력에 신뢰성이 좋아 만족한부분이다.

세닉의 경우 훌륭한 내 외관 디자인, 유럽차 다운 핸들링과 브레이크 감각 등 유럽형 내연차의 특징을 잘 살린 전기차로 평가할 수 있다.
테슬라처럼 과감한 시도가 적은 점은 아쉽지만, 전기차의 새로움이 어색함으로 다가오거나 내연차량 감각의 익숙함을 선호하는 성향이라면 높은 만족감을 줄 수 있는전기차로 충분하다.

상급 트림의 경우 세제 혜택 후 가격이 6000만원대로 경쟁 차량이 많다. 르노 세닉의 뛰어난 주행감각을 맛보면서 가성비를 생각한다면 중간 트림 이하를 선택하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한 줄 평

장 점 - 유럽차다운 핸들링과 브레이크 감각..전기차 중엔 뛰어난 편

단 점 - 상급 트림의 높은 가격..가성비를 원한다면 중간 트림 이하 추천



송문철 에디터 mc.song@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