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준중형 SUV 3008이 2017년 이후 8년 만에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올 뉴 3008로 불리는 신형 모델은 C세그먼트 SUV이다. 3세대부터 쿠페형 바디 라인을 갖추고 새롭게 데뷔했다.
3008은 국내에서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모델이다. 2016년 말 사전계약 시작한 2세대 3008은 사전계약 당시 무려 1000대가 넘는 계약을 받으며 인기몰이를 했다. 2018년에는 롱휠베이스 모델인 5008과 함께 푸조의 판매를 이끈 주인공이다. 푸조를 국내 수입차 시장 톱10안에 진입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신형 3008은 국내외에서 그런 인기를 다시금 이어가기 위해 절치부심해서 등장했다. 스타일부터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많이 선보이는 쿠페형 SUV로 변화를 주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이 주력이다. 국내에는 우선 308과 408을 통해 먼저 선보였던 스마트 하이브리드 모델을 가지고 왔다.
7월 11일 공식 출시 예정으로, 출시 전 시승을 통해 3008의 매력을 알아봤다. 트림은 2가지다. 알뤼르 4490만원, GT 4990만원이다. 시승할 차량은 500만원이 추가되는 GT 모델이다.
픽셀 LED헤드라이트와 3D 테일램프, 블랙 스포일러 등이 추가되고 열선 스티어링 휠, 전동 트렁크, 운전석 전동시트, 1열 통풍시트, 마사지 시트 등이 옵션으로 달린 트림이다.
시승차 색상은 화이트로 블랙 투톤 루프와 블랙 스포일러 등과 함께 새로워진 전후면부의 디자인이 잘 어우러진다. 전면부는 누가 봐도 푸조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강렬한 모습이다. 사자의 발톱이 할퀸 모양을 형상화한 세 줄데이라이트는 헤드램프 내부 그래픽과 이어지며 강렬한 포인트가 된다.
그릴은 최신 스타일로 디지털 그래픽이 확장된형태다. 그 가운데 새로운 푸조 엠블럼과 푸조만의 특징인 전면부에 차량 이름이 새겨져 있다.
측면부는 다부진 인상이다. C필러부터 급격하게 내려오는 루프 라인을 통해 쿠페형SUV 스타일을 강조했다. 특히 뒷쪽 오버행이 짧아 스포티한 자세를 완성시켜 준다. 참고로 3008의 전장은 4545mm, 전폭 1895mm. 전고 1650mm, 휠베이스 2730mm다.
휠은 19인치 사이즈로 블랙 투톤으로 멋을 냈다. 225 55 R19 사이즈의 미쉐린 타이어는 전동화 파워 트레인에 맞게 개발된 e프라이머시 모델이다.
클래딩에 돌출된 3개의 에어로핀은 공기역학적인 성능의 향상은 물론 전면부 세 개의 라인과 일맥상통한 디자인 흔적을 보여준다.앞휀더에 부착된 방패 모양의 푸조 엠블럼은 마치 페라리와 같은 느낌의 디자인 장식 요소로 작용한다.
후면부도 누가 보아도 푸조 이미지를 잘 갖추도 있다.기존 모델 대비 한층 스포티해졌다. 408에서도 보여준 굴곡진 스포일러도 그렇다. GT 모델에 적용된 3D LED 테일램프는 블랙 패널 안에 사선형태로 3개의 라인이 점등되어 스포티한 이미지를 완성한다.
실내는 더욱 많은 점이 달라졌다. 푸조의 경우 스티어링휠 윗쪽으로 계기판을 보도록 디자인한 아이 콕핏의 독창성으로 유명하다.올 뉴 3008은 아이 콕핏 디자인의 정점을 보여준다. 차세대 파노라믹 아이 콕핏으로 불리는 인테리어는 GT 트림에서 진가를 느낄 수 있다.
총 21인치 크기의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형태로디자인되어 운전 중 시인성은 물론 타 차량과 차별화한요소다.보통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대시보드에 붙어 있는 형태로 제공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푸조의 것은 뒤에서 거치되면서 하단부를 띄운 형태로 아이 콕핏 다운 높은 위치 제공과 함께 색다른 디자인을 보여준다. 보통 대중 브랜드는 원가 절감목적으로 이색적인 디자인을 많이 쓰지 않는데 비해 푸조는 예전부터 인테리어 디자인의 형태와 재질 등에서 참신한 요소를 대폭 적용한 브랜드이다.
거기에 푸조만의 작고 각진 스티어링 휠은 형태로 그대로 가면서 더운 세련되게 다듬었다. 손이 놓이는 위치에 타공 가죽을 써 그립감이 뛰어나고 직경이 작아 작은 움직임에도 손맛이 남다르다. 탄력이 좋은 서스펜션조율과 함께 골목에서 느린 속도로 조금만 움직여도 핸들링이 남다르다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다.
전자식 기어는 토글 형태로 전면부에 위치한다. 일반적인 기어 자리에는 파킹 브레이크와 드라이브 모드 조정 버튼, 비상등이 달려있다. GT 모델의 시트는 다양한 기능을 품고 있다. 수입차들이 인색한 통풍시트뿐 아니라 열선, 마사지 기능에 급커브에서 상체 쏠림을 줄여주는 어댑티브 볼스터도최초로 적용되었다.
2열의 경우 쿠페형 SUV지만 생각보다헤드룸이 좁진 않았다. 다만 트렁크 공간의 손해가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2열 발 공간의 경우 1열 시트 밑 공간이 충분해 여유로운 편이다. 2열 중앙 터널 부분은 살짝 솟아 있어 2열 중간에 탑승하는 것은 자세가 편하지 않았다.
GT 모델이기에 전동 트렁크가 장착되어 있다.상대적을 짧은 전장, 긴 휠베이스, 쿠페형 라인으로 인해 588리터로 표기된 트렁크 공간은 동급 대비 작은 편이다. 전자식 토글 기어 옆에 위치한 원형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승에 나섰다.
3008의 파워 트레인은 직렬 3기통 12리터 퓨어 테크 가솔린 엔진기반이다.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는 230Nm의 힘을 낸다. 거기에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적용됐다. 저속에서 출발할 때 듀얼 클러치 특유의 꿀렁이는 느낌이 없이 부드러운 출발이 가능하다.
그 이유는 변속기에 최고 출력 15.6kW를 발휘하는 전기모터를 통합해서다. 가속 시에 엔진의 힘을 보조하기 때문에 출발이 부드럽고 듀얼 클러치 특유의 울컥거리는 변속감이 최대한 절제되었다.
주행 중 갑작스럽게 엑셀에서 발을 떼는 등 일부 상황에서만 듀얼클러치 변속기 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다. 대부분의 주행상황에서 마치 CVT처럼 매끄러운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푸조 특유의 핸들링은 그대로 살아 있다. 일반적으로 SUV의 단점은 해치백이나 세단 대비 무게 중심이 높은 탓에 롤링이 상대적으로 있고 핸들 조향성도 무딘 것이 일반적이다. 3008은 마치 해치백을 운전하는 듯 스티어링 휠과 차체가 하나되어 움직이듯이기민한 몸놀림을 보여준다.
공간적인 면에서 동급에서 부족함이 느껴질 수 있지만 대신 운동성, 조향성에서는 동급 모델 대비 한 수 위의 실력을 보여준다. 어쩔 수 없이 지상고가 높은 SUV를 운행해야 하지만 해치백 모델같이 날렵한 핸들링도 놓칠 수 없다면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속 100km 초반까지 가속은 마일드한 편이다. 고속 안정감은 아주 좋다. 속도를 올려도 불안함을 주지 않았다. 드라이브 모드의 경우 3가지다. 에코와 노멀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스포츠 모드의 경우 변속감에서 차이를 준다. 의도적으로약간의 울컥거림과 스포티한 음색을 전해주는데 반해 가속감이 뛰어난 편은 아니라 다이내믹한 느낌은 크지 않은 점은 단점이다.
전반적으로 자꾸만 운전하고 싶어지는 뛰어난 핸들링은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대신 급가속의 상황에서 느낀 점은 출력의 아쉬움이 느껴진다. 단단한 차체 강성과 뛰어난 핸들링 대비 가속력은 평이하다.
ADAS 시스템 중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장시간 사용해 보았다. 앞 차와의 간격 유지를 위한 가속과 감속이 자연스러운 편이다.급히 끼어드는 차량이 없어 다양한 상황에서 테스트가 미흡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데 추후 개별 시승을 통해 자세히 확인해 보겠다.
3008의 고속 주행은 무난했다. 3008의 진가는 굽이진 국도와 시내 주행에서 드러난다. 뛰어난 핸들링으로 굽이진 국도에서 운전 재미가 높았다. 마치 해치백을 운전하는 느낌이다.시내 주행에선 5.2kg.m의 힘을 내는 모터개입이 활발해 정차 시 출발과 저속 구간에서는 모터만으로도 운행이 가능했다.
푸조에 따르면 최대 50% 시내 구간에서 엔진의 개입 없이 운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아닌 최신 풀하이브리드와 비교할만한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짧은 전장과 쿠페형 SUV스타일이라 동급 국산차 대비 공간은열세다.대신 더 날렵한 움직임과 부드러움을 강조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SUV의 장점과 운전의 재미를 모두 추구하는 소비자에겐 더 할 나위 없는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송문철 에디터 mc.song@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