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하네다가 올해부터 국제대회로 격상한 여자농구 퓨처스리그 결승에 선착했다. 도쿄 하네다는 9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과의 '2025 티켓링크 WKBL 퓨처스리그 in 부산' 4강전서 70대62로 승리, 예선부터 시작해 5전 전승을 거두며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삼성생명은 분전을 펼쳤지만, 실력과 체력의 차이가 보였다. 삼성생명은 예선에서 수준급의 일본대학선발팀을 물리쳤고, 이날 경기에서도 신예 선수들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경기 전부터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다. 도쿄 하네다는 지난 시즌 일본 2부 리그팀이긴 하지만, 압도적인 승률로 1위를 차지하며 다가오는 시즌에는 1부 리그로 자동 승격된 강팀이다. 또 주전 선수들이 모두 나섰다. 여기에 일본 여자농구는 FIBA 랭킹 전체 9위이자, 호주(2위), 중국(4위)에 이어 아시아 3위.현재로선 한국(14위)과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 가용 자원이 6명에 불과한 삼성생명이 이런 팀을 상대로 4쿼터 초반까지 3점차까지 따라붙은 건 분명 분전이라 할 수 있다.
도쿄 하네다는 초반부터 키 1m85 나이지리아인 센터 아이베 치캄소를 앞세워 골밑부터 장악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요시다 사오리, 지바 아유미 등 단신 가드진의 빠른 돌파를 앞세워 여유있게 앞서갔다. 1쿼터 초반 상대의 기세에 눌려 4분 넘게 득점을 올리지 못한 삼성생명은 이예나의 골밑슛이 터지면서 비로소 경기를 풀어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임규리와 김아름의 3점포가 계속 터지면서 스코어가 더 벌어지지 않은 채 28-35로 전반을 마쳤다. 3쿼터에 접어든 후 상대가 치캄소를 쉬게 하며 스몰 라인업을 가동하자 삼성생명은 유하은과 이예나가 적극적으로 골밑을 돌파하기 시작했고, 아시아쿼터로 뽑힌 일본인 가드 하마니시 나나미가 아직 손발을 맞출 여유가 별로 없었음에도 불구, 기습적인 돌파나 적극적인 골밑 패스로 득점을 보탰다. 또 임규리의 세번째 3점포가 4쿼터 시작 후 바로 터지며 삼성생명은 50-53까지 바짝 추격했다. 강한 삼성생명 수비에 당황하기도 했던 도쿄 하네다는 4쿼터 시작 후 치캄소의 골밑 장악과 함께 요시다의 스틸 후 득점, 여기에 치캄소의 자유투 2개가 보태지면서 다시 두자릿수 리드로 위기를 벗어났고 승리를 지켜냈다. 리바운드에서 45-33으로 앞섰고, 치캄소가 18득점, 요시다와 지바가 각각 15득점, 12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삼성생명은 3점슛 8개를 성공시켰고, 특히 임규리가 11득점을 성공시키는 인상적인 활약으로 2025~2026시즌을 앞두고 식스맨 가운데 확실한 경쟁력을 입증했다. 하마니시 역시 조수아와 더불어 오는 시즌에 수준급 가드진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쿄 하네다 하기와라 미키코 감독은 "삼성생명이 수비 스크린에서 상당히 많이 준비한 것 같고, 거칠게 나와서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이겨서 기쁘다. 특히 볼이 없을 때의 스크린이 인상적이었고 우리도 배울만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생명 이미선 감독(코치)은 "적은 인원으로 경기를 하며 쉽지 않았지만, 후보 선수들이 다음 시즌 분명 스텝업을 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부산=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