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경기 연속으로 펼쳐진 한일전에서 한국팀이 아쉽게 모두 패했다.
WKBL 삼성생명과 KB스타즈는 9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 티켓링크 WKBL 퓨처스리그' 4강 1경기와 2경기에서 각각 일본의 도쿄 하네다 비키스와 일본대학선발(JUBF)에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1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결승전에는 일본의 프로팀과 아마팀이 맞붙게 됐다.
한국의 두 팀 모두 7명에 불과한 한정적인 선수 자원으로 맞서는 바람에 경기 후반 체력적인 문제로 주도권을 잡지 못하긴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보여줬다. 특히 다가오는 2025~2026시즌에서 주전들을 대신하는 백업 선수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기 위해 더 열심히 뛰는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2경기인 KB스타즈와 일본대학선발전은 비슷한 연령대의 선수들이 맞붙었기에 더욱 치열하게 전개됐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팀과 계약을 맺는 선수가 최대 70%에 이르기에, 대학생 선수들의 레벨이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승부는 상당히 흥미롭게 전개됐다. 일본대학선발은 12명의 등록 선수 중 11명을 최소 8분에서 최대 24분여를 뛰게 하는 철저한 로테이션 전략으로 선수가 절대 부족한 KB스타즈의 힘을 빼는데 주력했다.
게다가 KB는 전날 열린 예선 A조 도쿄 하네다와의 1~2위 결정전에서 초반부터 상대의 장신 센터에 눌리는 소극적인 플레이로 인해 30대69로 크게 패하며 분위기가 처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아무리 2군 선수들이지만 한국 프로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심리적인 부분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1쿼터 시작 후 4분여동안 무득점에 묶이면서 0-10으로 끌려갔지만, 가드 성수연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달라지면서 비로서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재일교포로서 상대 선수들을 비교적 알고 있는 이여명도 가세한데 이어, 지난 시즌 주전들이 줄부상을 당했을 때 기회를 받아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상당히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양지수 이윤미 이채은 등 식스맨 3총사가 부지런히 상대 골밑을 파고들었다. 그러는 사이 점수차가 좁혀지면서 3쿼터 2분여를 남기고 기어이 46-46의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로테이션으로 체력까지 비축된 일본대학선발 선수들은 특유의 탄탄한 기본기에 더해 더블클러치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정도의 기량을 선보이며 내외곽을 동시에 공략했다. 특히 빠른 패스와 스피드를 활용해 공간을 넓힌 후 가드들이 외곽으로 공을 뿌리자 사토 코코, 사사키 린, 다카키 미나미가 돌아가며 3점포를 작렬, 75대71의 승리를 확정지으며 결승으로 향했다.
한편 이에 앞서 열린 1경기에선 도쿄 하네다가 삼성생명을 70대62로 꺾으며 예선까지 포함해 5전 전승으로 결승에 선착했다. 강력하게 달라붙은 삼성생명 수비에 다소 흔들리며 4쿼터 초반 3점차까지 추격을 당하기도 했던 도쿄 하네다는 1m85의 장신 센터 아이베 치캄소의 골밑 장악을 바탕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삼성생명 역시 적은 로테이션 자원으로 막판 더 이상 추격을 하진 못했지만 3점슛 8개를 성공시켰고, 특히 임규리가 11득점을 넣는 활약으로 식스맨 가운데 확실한 경쟁력을 입증했다. 아시아쿼터로 선발한 일본인 선수 하마니시도 손발을 맞출 시간이 거의 없었음에도, 5개의 어시스트와 함께 과감한 골밑 돌파로 13득점을 보태면서 조수아와 함께 수준급 가드진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