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소형 기자] 여름방학이 성큼 다가왔다.
어린이·청소년이 등원·등교로 부족했던 수면을 보충하고 면역력 및 성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시기다.
방학은 학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인 자녀의 키 성장 점검에도 적기로 꼽힌다. 저출산 시대 '골드키즈'의 키 성장을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부모들을 겨냥해, 여름방학을 앞두고 관련 건강기능식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능성을 인정받은 '유산균발효굴추출물(FGO)'을 활용한 제품 출시가 본격화되면서, 그동안 유일한 어린이 키 성장 개별인정형 원료였던 '황기추출물 등 복합물(HT042)'에 도전하는 모양새다.
국내산 굴을 유산균으로 발효해 얻은 유산균발효굴추출물은 감마아미노부티르산(GABA), 타우린, 아연, 철분, 구리, 요오드 등 미네랄과 무기질이 풍부하다. 성장 관련 인자인 IGF-1 분비를 촉진해 키 성장에 도움을 주는데, 임상시험에서 섭취군이 대조군 대비 신장 성장량이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500mg 섭취가 권장된다.
지난해 11월 식약처로부터 기능성 공인(개별 인정형 원료 제2024-27호)을 받은 만큼, 올해 상반기부터 FGO를 함유한 제품들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7일 출시된 동국제약의 '마이핏 키해피'를 비롯, 정관장의 '아이키커 하이'·동아제약의 '키성장 솔루션 파우더'·LG생활건강의 '키텐셜 그로우업 스틱' 등이 최근 2개월 동안 쏟아졌다.
해당 제품들은 FGO 외에도 성장기 필수 영양소인 미네랄과 비타민 등을 함유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또한 과일 농축액을 활용한 자연스러운 단맛을 추구하는가 하면, 합성향료 등을 배제해 까다로운 소비자의 취향을 맞췄다.
시장을 선점한 HT042 성분 함유 제품도 다양한 복합성분 및 제형으로 리뉴얼하는 모양새다.
2014년 시장에 선보인 HT042는 황기, 가시오가피, 한속단 등 세 가지 식물성 한약재로 구성됐다. 성장판 자극과 골형성 유전자(BMP) 발현 증가를 유도해 성장 효과를 나타낸다. 식약처 기준 일일 섭취량은 1500mg이다.
종근당의 '아이커', 두드림의 '아이클타임' 등이 HT042를 함유한 대표 제품이다. 키 성장 건기식 시장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종근당의 아이커는 지난 3월 젤리형을 새롭게 선보였다. 천호엔케어가 최근 내놓은 '아이키쑤욱HT042'도 HT042에 9종의 미네랄과 비타민을 더하고, 망고맛 스틱 젤리로 만들어 섭취·휴대·보관이 간편하도록 했다.
특히 HT042는 최근 키 성장 외에도 면역력 조절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HT042를 개발한 ㈜뉴메드와 경희대 한의과대학, 가천대 한의과대학 공동 연구팀은 HT042가 선천면역과 후천면역을 동시에 회복시키는 면역조절 효과를 동물실험으로 입증해, 해당 연구 결과가 SCI급 국제학술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IJMS)에 지난 5월 게재됐다.
관련업계에서는 HT042가 10년간 시판되며 안정성이 입증된 바 있지만, 신생 원료인 FGO가 등장하면서 키 성장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HT042가 독점하던 시장에 FGO가 가세하면서 키 성장 건기식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형 역시 최근 인기있는 젤리형 제품이 많이 출시되면서 시장 판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2017년 67억원 규모였던 HT042 국내 매출액은 2022년 469억원으로 전체 개별인정형 원료 중 5위를 차지했다. 현재 키 성장 건강기능식품 시장규모는 8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키 성장 영양제 시장이 확대되면서 높은 가격대와 부당광고 논란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유통채널별로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3개월 분 기준 20만원대부터 80만원대까지 가격대가 형성돼 있는데, 장기간 섭취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가격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과장 광고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2월 온라인 게시물을 집중 점검한 결과, 일반식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시키는 광고 및 인정하지 않은 기능성을 내세운 거짓·과장 광고 등 116건의 부당광고가 적발된 바 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