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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트렌드 따르자" K리그도 심판 장내방송 도입 추진…현장은 "매뉴얼부터 갖춰야" 신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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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페널티킥과 관련된 판정이 확인되었습니다. 영상 확인 결과, (선수가)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판정은 노 페널티 - 오프사이드입니다."

지난 2월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레버쿠젠과 호펜하임의 2024~2025시즌 독일분데스리가 20라운드 경기 도중 로빈 브라운 주심이 헤드셋에 연결된 마이크에 대고 이같이 말했다. 비디오판독시스템(VAR) 온필드 리뷰를 진행한 뒤에 한 행동이다. 브라운 주심의 목소리는 스피커를 통해 관중에게 전달됐다.

'경기 중 주심의 육성을 듣는다고?' 불과 5년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 최근 축구계에서 벌어지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심판 판정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팬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심판들의 장내 방송, 공식 명칭 'VAR PA(VAR Public Announcement·VAR 판독 결과 장내 방송)'를 도입했다. VAR PA는 주심이 온필드 리뷰를 통해 판정을 내린 뒤, 경기장 스피커를 통해 해당 판정의 이유를 관중에게 직접 설명하는 제도다. 내셔널풋볼리그(NFL)와 같은 미국식 스포츠에서 주로 사용되는 모델인 VAR PA를 2023년 클럽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적용한 이후, 2023년 여자월드컵, 그리고 10일 현재 진행 중인 2025년 클럽 월드컵에서도 해당 제도를 운영했다. 세계 주요 리그에서도 단계적으로 도입되는 추세다. '심판들의 장내 방송'에 상대적으로 익숙한 미국프로축구(MLS)는 2023년 일찌감치 VAR PA를 도입했고, 독일 분데스리가는 2024~2025 시즌 시범 운영을 거쳐 2025~2026 시즌 정식 도입을 앞두고 있다. 잉글랜드도 카라바오컵(리그컵) 4강전부터 이를 시범 도입했으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2025~2026시즌부터 도입을 논의중이다.

이에 발맞춰 대한축구협회(KFA)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8월 K리그에서의 VAR PA 정식 도입을 목표로 준비 작업을 본격화한다. 양 기관은 2025시즌내 도입을 목표로 지난 4월부터 VAR PA 운영 방안을 공동 논의해왔으며, 6월 26일 K리그 심판진을 대상으로 첫 교육을 실시했다. KFA는 교육과 매뉴얼 정비를, 연맹은 경기장 장비 구축을 담당해 도입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13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안산과 이랜드의 K리그2 경기에서 드디어 '한국판 VAR PA'가 첫선을 보일 계획이다. KFA는 10일 '안산-이랜드전 시범 운영을 통해 실제 경기 상황에서 VAR PA의 기술적 완성도와 운영 가능성을 검증하고, 향후 본격적인 도입시의 범위와 방식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VAR PA 도입을 위한 심판 교육은 7~8월 추가로 이어질 예정이며, 장비가 완비되지 않은 경기장에서는 무선 마이크를 활용한 판정 브리핑 방식도 검토되고 있다고 KFA는 설명했다. 김동기 KFA 심판팀장은 "VAR PA 도입은 판정에 대한 팬과 미디어의 이해도를 높이고 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시도지만, 본격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심판 교육과 경기장 시설 및 장비 구축 등 선행되어야 할 부분들이 있다"면서 "시범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프로축구연맹과의 협의를 통해 도입 범위와 시점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선 심판들은 "아직 매뉴얼과 장비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VAR PA를 도입하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도입 시기를 미루더라도 철두철미한 준비 과정이 필요해보인다"라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