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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동남아서 결속 강조 "관세도전 맞서 아세안·한중일 뭉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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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마당' 동남아서 영향력 확대 모색…왕이 "공급망 협력 강화하자"
"태국-캄보디아 국경분쟁 해결 돕겠다" 등 중재외교 행보도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이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 회의에서 미국의 '관세 도전'에 맞서 아세안 국가와 한중일이 협력을 강화하자고 강조했다.
11일 중국 외교부와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전날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현재 동아시아 협력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다면서도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의 충격, 일부 강대국의 무차별 관세 부과 등 도전에도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왕 주임은 "정세가 복잡해질수록 아세안+3 협력은 더욱 간섭을 배제하고, 같은 배를 타고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가야 한다"며 "협력 추진력을 계속 강화하고 발전 탄력성을 높이며 지역통합 과정을 지속해서 추진해 우리 공동체를 잘 건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아세안과 한중일의 협력 강화와 관련해 크게 4가지 제안을 하겠다며 먼저 공급망 융합·발전 필요성을 언급했다.
왕 주임은 "무역전쟁은 생산비용을 높이고 생산·공급망의 안정성과 원활한 흐름을 파괴하며, 그 어떤 나라도 자기만 챙길 수 없다"면서 "중국은 '벽 쌓기'에 단호히 반대하며 각국과 함께 생산·공급망의 상호이익 협력을 계속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재정·금융과 식량안보 등 분야, 인공지능·친환경 등 과학기술 분야, 학술 및 문화교류 등 여러 방면에서 협력 수준을 높이자고 덧붙였다.
왕 주임은 이어 태국과 캄보디아 외교장관을 각각 만난 자리에서도 미국의 관세 부과를 비판했다.
쁘락 소콘 캄보디아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는 "미국이 캄보디아와 동남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각국의 정당한 발전 권리를 박탈하려는 의도"라며 "어지럽게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직면해 중국은 캄보디아의 신뢰할 수 있는 친구이자 동반자가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마릿 싸응이얌퐁 태국 외교장관에게는 "미국이 관세를 남발해 자유무역 체계를 파괴하고 글로벌 생산·공급망 안정을 방해하고 있다"며 "태국과 아세안 국가들이 각자의 정당한 이익을 잘 지켜 일방주의와 강권·괴롭힘을 저지하고 동아시아 협력의 건강한 발전을 추진할 것으로 믿는다"고 언급했다.
왕 주임은 또한 최근 태국-캄보디아 국경 분쟁으로 양국 간 육로 통행이 차단된 것과 관련해 분쟁 해결을 돕겠다고도 했다.
그는 "중국은 태국과 캄보디아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유지하고 건설적인 역할을 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행보는 미국과의 무역전쟁 속에 자국의 앞마당 격인 동남아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한국과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에도 손을 내밀어 우군을 늘리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중국을 관세전쟁의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으나 아세안 10개 회원국도 미국으로부터 고율 상호관세 부과 통보를 받은 상태다. 미국이 다음 달 1일부터 적용할 상호관세의 국가별 세율은 말레이시아 25%, 라오스·미얀마 40%, 캄보디아·태국 36%, 인도네시아 32% 등이다.
inishmor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