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손질하던 게에 손가락이 찔린 중국 노인이 8일 만에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매체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저장성 원저우에 사는 70대 남성이 집에서 게를 손질하던 중 집게발에 손을 찔렸다.
대수롭지 않게 여긴 노인은 간단히 밴드를 붙인 후 일상생활을 했다.
그런데 23시간 만에 그의 팔은 붉게 부어오르고 상처에서 고름이 흐르기 시작했으며, 고열 증세까지 나타났다.
가족은 급히 그를 병원으로 이송했고, 검사를 마친 의료진은 노인이 '비브리오 불니피쿠스(Vibrio vulnificus)'라는 박테리아에 감염된 것으로 판단했다. 비브리오 불니피쿠스는 해양 환경에 서식하는 세균으로, 사람에게 심각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균이다.
일반적으로 오염된 해산물을 생식하거나 상처 난 피부가 오염된 바닷물에 접촉할 때 감염되며, 치사율이 50~90%에 달하는 비브리오 패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잠복기를 거쳐 급성 발열, 오한, 혈압 저하,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동반된 후 24시간 내 피부 병변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히 고위험군(간질환자, 알코올 중독자, 면역 저하 환자 등)에서 치명률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노인은 입원 후 한 시간 만에 급격히 악화되었고, 피부는 검게 변하며 고름이 흐르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패혈성 쇼크에 빠졌고, 긴급 수술과 반복적인 상처 세척, 왼팔 절단 수술까지 진행되었지만 소용없었다.
게에 찔린 지 9일째 되는 날, 그는 끝내 숨을 거뒀다.
의료진은 비브리오 패혈증 예방을 위해 "해산물을 손질할 때는 반드시 장갑을 착용하고 상처가 생기면 즉시 알코올 또는 요오드로 소독해야 한다"면서 "상처 주변에 붉은 부기, 고름, 열감 등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사건은 사소한 상처 하나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경고 사례로, 해산물 조리와 섭취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