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치르는 홍명보호의 핵심 키워드는 '스리백'이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다양한 구상을 하고 있는 홍명보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스리백을 본격, 실험 중이다.
홍 감독이 스리백을 가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오만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2차전에서 1-1로 팽팽하던 후반 중반 스리백 카드를 내세워,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쿠웨이트와의 10차전(4대0 승)에서도 후반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전환했다.
한수위의 상대와 맞붙어야 하는 월드컵 본선에서 수비적인 스리백은 우리가 늘상 준비하는 카드 중 하나다. 일반적인 스리백은 좌우 윙백이 내려와 수비시 파이브백을 구성한다. 중앙 미드필더까지 포함하면, 최대 7~8명까지 내려설 수 있어 그만큼 수비적이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 활용하는 홍명보식 스리백은 결이 좀 다르다.
일단 수비 강화라는 목표는 같다. 박스 안에 최소 3명 이상의 선수를 둬 실점하지 않는 게 1차 포인트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는데, 스리백의 공격 가담을 강조하지 않는다. 최근 스리백은 3명의 센터백 중 하나가 공격으로 올라가 빌드업이나 공격 숫자를 늘리곤 하는데, 홍명보식 스리백은 달랐다. 중국과의 1차전을 보자. 당시 김주성(서울)-박진섭(전북)-박승욱(포항)이 스리백을 구성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주로 뛰는 박진섭이 미드필드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시종 수비라인을 지켰다. 박진섭은 "홍 감독님이 공격적으로 전진하는 것보다 수비적으로 지키라고 하셨다"고 했다.
홍 감독은 스리백을 고정시키는 대신, 윙백을 통해 공격 숫자를 늘렸다. 단순히 윙백의 위치를 높이는 것을 넘어, 아예 공격수를 그 자리에 기용했다. 중국전에서 모재현(강원)을 윙백으로 실험한데 이어, 홍콩전에서는 문선민(전북)도 윙백으로 활용했다. 비록 기대했던 대량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공격수가 늘어난 홍명보호는 그만큼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홍 감독은 쿠웨이트전에서도 황희찬(울버햄턴)을 윙백으로 활용하며, 이 전술에 대한 힌트를 줬는데, 이번 대회에서 보다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홍 감독의 노림수는 두 가지다. 일단 '2선 자원'의 극대화다. 홍명보호의 핵심은 2선이다. 유럽파도 이 자리에 모여있다. 윙백 자리에 윙어들이 뛸 경우, 그만큼 활용할 수 있는 2선 자원의 숫자가 늘어난다. 두 번째는 '공격력'의 극대화다. 본선이 48개국 체제로 진행되는만큼, 과거와 달리 한국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팀을 만날 수 있다. 이 팀을 잡아야 32강이 가능해진다. 최대한 골을 노리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축구가 필요하고, 혹시 모를 역습에도 대비해야 한다. 공격수를 늘리고, 수비 숫자도 늘리는 홍명보식 스리백은 이를 위한 승부수인 셈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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