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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플랜A 혹은 B' 스리백의 진짜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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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홍명보식 스리백'이 진짜 시험대에 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 A대표팀은 15일 오후 7시24분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일본과 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전을 치른다. 숙명의 라이벌전에, 승리하면 우승까지 거머쥘 수 있는 일전이다. 하지만 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준비하는 홍명보호 입장에서는 결과만큼이나 과정도 중요하다.

홍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다양한 선수들을 실험하는 가운데, 전술은 고정시켰다. 핵심은 '스리백'이었다. 홍 감독은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서도 간헐적으로 스리백을 활용했다. 오만과의 2차전(3대1 승)과 쿠웨이트와의 최종전(4대0 승)에서 포백으로 전환이 용이한 변형 스리백을 구사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세명의 센터백을 내세운 전통적인 스리백 카드를 내세웠다. 한-일전 역시 스리백이다. 홍 감독은 "이번 대회 세 경기는 처음부터 스리백 형태로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스리백은 북중미월드컵 본선에서의 키워드가 될 수 있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한수위의 팀을 상대하는 만큼, 수비적인 카드는 필수다. 홍 감독은 "스리백은 플랜A가 될 수도, 플랜B가 될 수도 있다. 어떤 선수가 들어갈지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스리백은 우리가 준비해야 할 플랜"이라고 했다. 이어 "해외파가 오더라도 편안하게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축구 대표팀이 내년 월드컵에서 강한 전술로 대회를 나가는 지가 더 중요하다. 공격적인 전술은 같은 형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파 선수들에게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일단 결과만 놓고보면 두 경기 성적은 나쁘지 않다. 한국은 중국에 3대0, 홍콩에 2대0 승리를 거뒀다. 두 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상대가 너무 약했다. 중국과 홍콩 모두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앞선부터 수비가 잘 이루어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 상대 공격이 허술해 홍명보식 스리백의 약점을 볼 수 있을만한 위협이 전혀 없었다. 특히 박스 안까지 공격이 들어오지 않았다.

홍 감독은 이를 역이용해 문선민(서울) 모재현(강원) 등 공격수를 윙백으로 투입하는, 매우 공격적인 전술을 시험하기도 했다. 유럽파 에이스들이 대거 포진한, 풍부한 2선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노림수였다. 비록 대량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공격수가 늘어난만큼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일전은 앞선 두 경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일본은 이번 대회 참가팀 중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한다. 2경기에서 8골을 폭발시켰다. 4골을 기록 중인 '미국계 혼혈' 저메인 료(히로시마)와 호소야 마오(가시와)는 유럽파 틈바구니 속 월드컵 본선행을 노려볼만한 능력을 가졌다. 특히 일본은 하프 스페이스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는데, 박스 안을 단단히 지키는데 초점을 맞춘 홍명보식 스리백을 테스트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비록 유럽파가 없지만 정상급 공격력을 자랑하는 일본을 상대로도 안정감을 보일 경우, 홍 감독의 스리백 구상은 날개를 달 수 있다.

일단 중국전에 나선 김주성(서울)-박진섭(전북)-박승욱(포항) 트리오가 다시 한-일전에 출격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몇차례 실수를 범한 박승욱 자리에는 데뷔전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인 서명관(울산) 변준수(광주) 등이 설 수도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