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세상에 대한 인식에 따라 리더에 대한 평가 달라져"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세상을 야만적인 사회적 정글로 보는 사람은 적대적인 지도자에 대해 능력을 칭찬하고 존경할 가능성이 큰 반면, 사회를 협력적이고 온화한 곳으로 보는 사람은 그런 리더를 무지하다고 평가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대니얼 에임스 교수팀은 15일 미국심리학회 학술지 성격 및 사회 심리학 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서 2천여명을 대상으로 경쟁적 세계관(CWV)과 지도자에 대한 평가 간 연관성을 조사하는 실험에서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에임스 교수는 "실험 결과 세상을 경쟁적 정글로 보는 사람은 리더가 공격적이고 강압적인 행동을 해도 용서하거나 심지어 칭찬할 수 있는 반면, 세상을 협력적인 곳으로 보는 사람들은 그런 리더를 무례하고 무능하거나 순진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세상을 경쟁의 정글로 보는 경쟁적 세계관이 타인의 적대적 행동을 해석하고 평가할 때 렌즈 역할을 한다는 가설을 세우고 참가자 2천6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실험을 했다.
사회가 경쟁적이라고 믿을수록 적대성을 더 가치 있게 평가할 것이라는 이론을 세웠다. 적대적 행동은 비열하고 강하고 위협적이며 위압적으로 여겨지는 행동을, 그 반대는 친절하고 다정하며 호의적이고 배려심 많은 행동을 뜻한다.
먼저 참가자들이 경쟁적 세계관을 얼마나 가졌는지를 평가한 다음, 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에게 무례하고 직설적인 태도, 비난과 책임 전가, 위협이나 최후통첩 같은 적대적 행동들의 영향을 평가하게 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적대적 행동 수준이 다른 다양한 관리자들이 이끄는 가상 직장 환경을 제시하고 평가하게 했으며, 일부 참가자들에게는 유명 최고경영자(CEO)들의 과거 행동에 대해 평가하게 했다.
그 결과 모든 실험에서 세상을 더 경쟁적으로 보는 참가자들일수록 세상을 협력적이라고 보는 참가자들보다 적대적 관리자나 리더를 더 유능하다고 평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세상이 경쟁적 정글이라는 신념이 강할수록 적대적 행동이 협력적 행동보다 더 효과적이고 긍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평가하는 경향이 강했다.
애플의 팀 쿡이나 제너럴모터스 메리 바라 같은 성공한 CEO에 대한 평가에서도 세상을 경쟁적 정글로 보는 사람들은 이들이 정상에 오르기까지 대립적 전술을 더 자주 사용했고 그 전술이 성공에 기여했을 것으로 믿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특히 흥미로운 결과 중 하나는 경쟁적 정글 신념이 강한 직원일수록 적대적 관리자를 선택하고 함께 일할 가능성이 크고 그런 지도자를 떠날 가능성은 작다고 답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논문 제1 저자인 크리스틴 응우옌 연구원(박사과정)은 실제 조사 결과 경쟁적 정글 신념이 더 강한 사람들이 현재 더 적대적인 관리자와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는 시간 흐름 속에서 직원들의 선택을 통해 적대적인 리더가 점점 더 경쟁적 정글 신념이 강한 소수 직원에게 둘러싸이게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일부 적대적 리더들이 긴장감을 조성하거나 호감 없게 보임에도 불구하고 성공할 수 있는 이유와 그 과정을 설명해준다고 덧붙였다.
에임스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왜 일부 적대적 리더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용인되고 용서받고 찬사까지 받는지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는 그들이 권력의 자리에 오르고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 출처 :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Daniel Ames et al., 'Savvy or Savage? How Worldviews Shape Appraisals of Antagonistic Leaders', http://dx.doi.org/10.1037/pspa000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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