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전환 시기에는 전통적인 내연기관 부품을 생산하는 부품기업의 사업 구조 재편과 근로자의 직무 전환을 위한 재숙련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 회장 강남훈)는 24일 서울 자동차회관 그랜저볼룸에서 '생산경쟁력 제고를 통한 미래차 전환 촉진 방안'을 주제로 제43회 자동차모빌리티산업발전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미국발 보호무역 강화와 국내 자동차 수요 감소 등 복합적인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점검해 지속 성장과 미래차 전환 촉진을 위해서 마련했다.
강남훈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지금 우리 자동차 산업은 대내외적으로 사상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서 올해 상반기 대미 수출은 16.5% 감소했고, 전기차 수출은 무려 88% 급감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유럽은 핵심원자재법과 탄소국경조정세(CBAM) 도입 등으로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며 우리 산업을 빠르게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산업 대내외 환경 변화와 대응” 주제 발표에서 구조적 위기를 진단했다. 그는 “전장화(Electrification), 디지털화(Digitalization), 인공지능 융합(AI Integration)이라는 ‘삼중 전환’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현 상황에서미중 기술패권 경쟁 심화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자동차 산업에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0년대 초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이던 한국은 최근 멕시코·인도 등 신흥국의 약진으로 2024년 기준 세계 7위로 하락한 상황이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생산량은 전년 대비 2.7% 감소한 413만 대, 해외는 365만 대로 국내 생산비중은 53.1%이다.
또한, 국내 산업 내부에서는 완성차와 부품업계 간 규모 격차에 따른 양극화, 수도권 중심의 인재 집중과 해외 인력 유출,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 저하, 소프트웨어 중심 부품 전환의 부진 등을 심각한 문제로 꼽았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은 “생산경쟁력 제고를 통한 지속성장과 미래차 전환 촉진” 주제발표에서 “자동차 산업은 포디즘(대량생산, 가격 경쟁력)에서 토요타이즘(유연생산)을 거쳐 테슬라 시대에는 전기동력차 및 자율주행차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주요국들은 자국의 강점을 바탕으로 미래차 전환에 대응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은 “전동화 기술은 뛰어나지만 자율주행 기술 부진에 대한 대응이 시급한 상태로 공급망 관점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 심화가 주요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제안으로 △노동 환경 유연화, △소프트웨어 중심 R&D 체질 전환, △글로벌 전략 거점 현지화, △자율주행차 실증·상용화 규제 혁신, △민간주도 시장 활성화 등을 제시하였다.
현대모비스 송준영 팀장은 “자동차모빌리티 생산경쟁력 제고를 위한 R&D 분야 AX 전략과 현황” 주제발표를 통해 자동차 모빌리티 생산 경쟁력 향상을 위해 현대모비스가 R&D 분야에서 진행하고 있는 AX(AI Transformation) 전략을 소개하며 단순한 자동화 수준을 넘어 전 공정·공장 단위의 디지털 전환 및 자율생산 체계 구축 사례를 제시하였다.
그는 “현대모비스는 AX 전략의 도입을 통해 궁극적으로 R&D 비용을 50% 이상 절감하는 동시에, 멀티모달 AI를 활용해 R&D 역량을 획기적으로 혁신하여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종욱 서울여대 교수의 주재로 이지만 연세대 교수, 김경유 산업연구원 실장, 오윤환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패널로 참여한 가운데 토론을 진행하였다.
토론에서 이지만 연세대 교수는 “지금과 같은 미래차 전환 시기에는 전통적인 내연기관 부품을 생산하는 부품기업의 사업 구조 재편과 근로자의 직무 전환을 위한 재숙련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노사 간 협력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김경유 산업연구원 실장은 “자동차산업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스마트 팩토리 도입은 한국 자동차 생산 경쟁력 강화의 절호의 기회이며. 스마트 제조, AI 제조로의 전환은 임금, 노동시간, 인력 수급 등 불리한 여건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오윤환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생산경쟁력 혁신을 위해 고난도 제조기술, 품질 노하우를 집약해 글로벌 생산거점에 전파하는 기술 허브이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마더 팩토리(Mother Factory)' 도입을 제안했다. 이는 통합 생산 최적화 체계(Global Manufacturing OS)를 통해 핵심기술 주도권을 국내에 유지하고 전 세계 공장의 품질과 기술 기준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는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KAICA),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KAP),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 한국자동차공학회(KSAE), 한국수소연합 (H2KOREA), 한국자율주행산업협회(KAAMI), 한국전기차산업협회(KEVIA), 현대기아협력회, 한국지엠협신회, KG모빌리티파트너스 등 11개 단체로 구성된 연합체다.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