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후배가 대표인 건설업체 지인에게서 5천만원 채무·상환
병원장에게 월 4% 이자율로 1억원 빌리고 기한 내 원금 미상환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김윤덕 국토교통부 후보자가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전북 전주시의 건설업체·병원 등과 금전 관계를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김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 자료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희정 의원(국민의힘)실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19대 국회의원 당선 직후인 2012년 8월 말에 제출한 재산 내역에서 전주 기반의 건설업체인 우진건설로부터 5천만원을 빌렸다고 신고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이듬해인 2013년 3월 말 우진건설에 채무액인 5천만원을 상환했다는 재산 신고 명세를 공개했다.
1981년 설립된 우진건설의 대표는 김 후보자의 동암고 후배인 김종원 사장이다. 2012년 김 후보자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동암고 총동창회에서 개최한 축하연 자리에는 김 대표도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희정 의원실이 우진건설과 김 대표에 돈을 빌려준 사유와 경위 등을 물었더니 "후보자에게 돈을 빌려준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사정이 있어 우진건설에 근무하는 지인에게 차용한 것"이라며 "2012년 재산 신고 때 지인의 이름을 회사명으로 잘못 기재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김 후보자는 자신에게 돈을 빌려준 우진건설 지인의 정체를 비롯한 소명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김희정 의원실은 우진건설이 김 후보자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후인 2013년부터 현재까지 약 20억원에 달하는 전주시 관급 공사 6건을 수주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인사청문준비단은 김 후보자가 전주시에 우진건설 사업 수주에 영향력을 행사한 일이 있느냐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그런 사실은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김 후보자는 2022년 12월 28일 전주에 있는 이비인후과의 병원장으로부터 이자율 월 4%로 2년간 1억원을 빌렸다.
애초 금전 소비대차 약정서상 원금 상환일은 지난해 12월 27일까지였으나 상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원금 상환 여건이 되지 않아 기존과 같은 금리로 대여 기간을 연장하기로 구두 약정했다"며 "만기일은 정하지 않고, 여건이 되는 대로 원금을 상환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이자 계좌이체 내역 등이 담긴 증빙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김 후보자가 2023년 3월 공개한 재산 신고 내용을 보면 전세 자금 마련을 위해 1억원을 빌린 것으로 나와 있지만, 연말이나 연초에 신규 전세 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이와 관련한 서면 질의에 "생활 자금 등으로 사용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후보자가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어 의혹만 커지고 있다"면서 "무엇보다도 후보자의 지역구나 지역구 인근에 있는 특정 업체와 금전 관계를 맺었던 것은 이해 충돌에 해당할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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