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데이터적으로는 지금이 더 좋다."
회전수나 스피드는 오히려 더 개선됐다고 한다. 하지만 결과가 나쁘다. KIA 타이거즈 '우승청부사' 조상우가 좋은 구위를 가지고도 슬럼프에 빠졌다. 이범호 KIA 감독은 '심리적인 문제'라고 짚었다.
KIA는 31일 광주 두산전을 앞두고 필승조 조상우를 1군 말소했다. 조상우는 최근 4경기 연속 실점하며 부진했다. 홀드를 24개나 쌓았지만 평균자책점이 5.02나 된다. 30일 경기에서는 평범한 땅볼 타구에 1루 송구 실책까지 저지르며 치명적인 실점을 자초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맞다보니까 심리적으로 흔들린 것 같다. 현재 심리로는 마운드 올려도 똑같은 결과 있을 것 같아서 차라리 쉬게 해줬다"고 설명했다.
조상우는 '디펜딩챔피언' KIA가 왕좌를 사수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었다.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 KIA는 FA가 된 셋업맨 장현식을 놓쳤다. 장현식은 4년 52억원을 보장받고 LG로 이적했다. KIA는 대안으로 조상우를 낙점했다. 키움과 빅딜을 단행했다. KIA는 키움에 현금 10억원과 2026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4라운드 지명권을 주고 조상우를 데리고 왔다.
6월까지는 성공적이었다. 조상우는 7월 3일까지 43경기 3승 5패 23홀드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했다.
지난 4일 롯데전 3실점을 시작으로 늪에 빠졌다. 이때부터 8경기 4⅓이닝 11실점(10자책)이다.
이범호 감독은 구위 탓이 아니라고 봤다. 이범호 감독은 "키움 시절이나 지금이나 구위 스피드 이런 것들이 큰 차이가 없다. 데이터는 지금이 더 좋다. 투심을 많이 던지느라 140km 초반대가 나오기도 했다. 스위퍼도 던지고 그런 유형으로 변화를 주려고 했던 것 같은데 근래에는 다시 포심 패스트볼 비중을 높였다. 147km 148km까지도 올라왔다. 구위적인 면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포심 평균구속만 봐도 실제로 그렇다. 통계사이트 스탯티즈(STATIZ)에 따르면 조상우의 포심 평균구속은 지난해 145.5km, 올해 145.6km다.
이범호 감독은 조상우가 열흘 정도 재충전하면서 마음가짐을 가다듬으면 다시 본모습을 찾을 것이라고 믿었다.
이범호 감독은 "새로운 팀에서 새롭게 잘해보려는 상황에서 블론세이브도 하고 그러다 보니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 그래도 이겨내줘야 한다. 와서 홀드도 많이 해줬고 중요한 상황 잘 막아줬다. 지금은 팀 자체가 연패 중이고 침체되기도 했다. 머리 식히고 회복해서 올라오면 좋은 피칭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광주=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