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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부족 성인식에서 소년 39명 사망…5년간 360명 이상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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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부족 성인식에서 39명의 소년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타임지, 뉴욕포스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남아공 부족인 코사족의 전통 성인식인 '울왈루코' 여름 의식이 논란 속에 최근 끝났다.

울왈루코는 10대 후반의 소년들이 참여하는 성인식으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견디며 공동체 내에서 책임감 있고 영적으로 순수한 성인 남성으로 인정받기 위한 의식이다. 이 과정에서 소년들은 외딴 지역에서 일정 기간 격리된 생활을 하며, 전통적인 방식으로 할례를 받는다.

그러나 이 의식은 매년 수많은 사망자와 부상자를 발생시키며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특히 자격 없는 시술자들이 비위생적인 도구를 사용해 할례를 시행하면서 감염, 탈수, 괴저, 패혈증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비위생적인 창과 면도날을 반복 사용해, 93명의 소년이 사망하고 11명이 절단 수술을 받아야 했다. 지난 5년간 총 361명의 소년이 울왈루코 의식 중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정부의 개입과 규제 강화로 사망자 수가 감소했지만, 여전히 39명의 소년이 목숨을 잃었고 수십 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 당국은 "법을 위반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는 당장 멈춰야 한다"며 "젊은이들과 그 가족들에게 안전하고 존엄하며 존중받는 성인식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민간기구에서도 "전통을 보호하면서도 자격 있는 의료 전문가의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며 "신체적·정신적 고통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앞서 전 보건부 장관 즈웰리 므키제는 여름철 의식이 탈수와 감염 위험을 높인다며, 여름 시즌에 울왈루코를 시행하지 말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울왈루코를 치렀다는 한 청년은 "무서웠지만 마을 어른들에게 인정받고 싶었다"며 "고통스러웠고 병에 걸렸지만 치료받고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또한 "내 공동체의 많은 소년들이 이 의식을 치렀기 때문에 나도 해야 했다. 남자가 되고 싶었다"는 참가자의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이 전통은 공동체의 정체성과 문화적 유산을 상징하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를 제거하고 현대적 의료 기준과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