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 감히 중국 축구가 한국 감독을 이렇게 맹비난할 수 있을까.
중국 매체 왕이는 1일(한국시각) '중국 슈퍼리그 한국인 감독 재선임? 젊은 현지 감독을 기용하는 것보다 못하다'는 제목의 기사로 한국인 감독에 대한 중국의 인식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울산 HD와의 이별이 확정된 김판곤 감독이 일부 에이전트를 통해 중국 슈퍼리그 구단에 제안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이를 굉장히 부정적으로 해석하기 시작했다. 매체는 '한국 감독들은 그간 중국 슈퍼리그에서 일정한 시장성을 유지해왔지만, 올해 그 성과는 '가성비 높다'는 인식을 무너뜨릴 정도로 미흡하다. 남기일 감독은 허난FC와 오랜 줄다리기 끝에 결국 떠났고, 최강희 감독은 산둥 타이산과 불화가 있다. 올 시즌 유일하게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한국 감독은 청두 룽청의 서정원 감독뿐인데, 그마저도 한때 구단과 관계가 위태로웠다'고 꼬집었다.중국 슈퍼리그의 한국 감독들이 이번 시즌 서정원 감독을 제외하고는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2025시즌에 한정된 이야기일 뿐이다. 서정원 감독은 중국 갑급리그(2부 리그)에 머물고 있던 청두를 단숨에 1부 우승 도전 구단으로 성장시켰다. 최강희 감독도 승부조작 및 뇌물 등의 문제로 최악의 위기를 마주했던 산둥을 구해낸 사령탑이다. 2025시즌의 단편적인 모습만 가지고 중국 리그에서 한국 감독들을 향한 평가가 낮아지는 건 과한 해석이다. 지금까지 한국 감독보다도 못했던 중국 감독들도 같이 깎아내리고 있는 셈이다.
계속해서 매체는 '현재 중국 슈퍼리그부터 갑급리그까지 일부 구단들은 새 외국인 감독을 찾고 있다. '가성비' 이미지 덕분에 한국 감독은 꾸준히 관심을 받아왔지만, 스페인과 포르투갈 감독들이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데 반해, 한국 감독들은 전술 능력과 유망주 육성 등에서 단점이 부각되고 있다. 결국 '가성비' 필터가 벗겨진 뒤에는, 더 이상 전통적 이미지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며 한국 감독들이 전술적인 능력도 부족하고 유망주 발굴에도 능하지 않다고 비판했다.이어 '중국 구단들은 젊은 중국 감독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차원에서도, 본토 감독의 세대교체를 가속화하는 관점에서도, 중국 슈퍼리그에서 점점 성공 가능성이 낮아지는 한국 감독보다는 자국 젊은 감독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의미 있다. 중국 프로축구가 현실적인 운영으로 전환된 현재, K리그나 J리그처럼 자국 감독을 중용하는 것이 경제적이고 경쟁력 있는 선택이다'며 중국의 차세대 감독들을 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장의 관점에서 중국의 젊은 감독들이 정말로 실력이 있다면 한국 감독에 대한 수요가 알아서 사라질 것이다. 당장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이 중국 대표팀을 망치고 경질됐을 때 최강희 감독, 신태용 감독, 서정원 감독 등이 중국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거론됐다. 중국축구협회도 자국 감독을 믿지 못해서 해외파 감독을 찾고 있는 상황인데 정말로 한국 감독들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