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5연투 투혼' 빛났던 외인, 최동원 별명까지 받았는데…롯데는 못가는 이유 [SC포커스]

by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외국인 투수가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 연속 등판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한국시리즈 4승'에 빛나는 불멸의 최동원에 비견되는 영광을 안았다.

하지만 외인의 현실은 냉정하다. 2년차 시즌을 맞이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는 14경기 66이닝, 평균자책점 4.23에 그쳤다. 선발투수로서의 내구성에 물음표가 찍혔다.

LG 트윈스는 올해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꿈꾼다. 한화 이글스와 선두를 경합중이다. 결국 에르난데스의 교체를 택했다. 새 외인 앤더스 톨허스트와 계약하고, 에르난데스에게 작별을 고했다.

외국인 선수 교체 마감시한인 8월 15일을 앞두고 새 외인 영입을 마친 것. 이제 리그에 외국인 선수 교체를 고민하는 팀은 많지 않다. 그중 하나가 바로 롯데다.

터커 데이비슨은 '딜레마'다. 잘하는 모습이 없진 않았다. 5월까진 12경기 6승1패, 평균자책점 2.45로 호투하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높은 릴리스포인트에서 내리꽂는 최고 152㎞ 직구에 날카로운 슬라이더, 커브와 스위퍼까지 곁들인 변칙 투구에 타 팀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신 허공을 갈랐다. 땅볼형 투수의 특성상 전민재 영입으로 한층 탄탄해진 롯데 내야진과도 상성이 잘 맞았다.

하지만 5월 말부터 심상치 않은 조짐이 있었다. 직구의 힘이 다소 떨어지면서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5회를 기점으로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올스타 휴식기에 기대를 걸었지만, 후반기 들어 3경기 연속 5이닝 투구로 고전중이다.

때문에 야구계 일각에선 에르난데스가 방출되면 롯데가 영입하는게 어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롯데는 최근 감보아-박세웅-이민석-나균안 등 선발진의 안정감이 눈에 띄는 상황. 에르난데스를 불펜으로 영입해 단기전 뒷문에 힘을 보탠다는 건 매력적인 선택지일 수 있었다.

하지만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됐다. 규정상 롯데는 에르난데스를 영입하더라도 포스트시즌에 기용할 수 없다. LG의 새 외인 영입이 늦어지면서 에르난데스는 8월 2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등판한 뒤에야 교체가 결정된 탓이다.

KBO 관계자는 "기존에 리그에서 뛰던 외국인 선수는 방출 시 7월 31일까지 타 팀에 등록돼야 포스트시즌에 뛸 수 있다. 이른바 '8월 15일 규정'은 새 외국인 선수에게만 국한된다"고 설명했다.

KBO리그 규약 제94조 '웨이버 공시' 1항에 따르면 '선수계약을 해지 또는 포기하고자 하는 구단은 매년 정규시즌 종료일까지 총재에게 당해 선수계약에 관한 웨이버를 신청하여야 한다. 단 8월 1일 이후 웨이버에 의해 이적한 선수는 포스트시즌에 출장할 수 없다'고 명시돼있다. 개막 시점에 타 팀에서 뛰던 선수는 국내 선수 뿐 아니라 외국인 선수 또한 이 규정에 제약을 받는다.

다만 새 외국인 선수의 경우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데드라인(7월말)과 비자 발급이 늦어질 가능성 등을 고려해 예외를 두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의 경우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상황임에도 잔여시즌 운영을 위해 새 외국인 선수 C.C 메르세데스를 영입했다.

하지만 롯데의 입장은 다르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영입한다면 '데이비슨보다 포스트시즌에 팀 전력에 도움이 될 선수'를 찾아야 한다.

올시즌 가을야구 무대에 설 수 없는 신분이 된 에르난데스는 답이 될 수 없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