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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K리그1 1위에 만족할 생각 없다…'테스팅 랩' 구축, 범접 불가 '절대 1강'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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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수 억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 '잘 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잘 쓰는 것'도 필요하다. 감독, 코치진이 매년 머리를 싸매는 부분. 선수가 최상의 활약을 할 수 있는 시기를 미리 알고, 부상까지 피하며 내년에 얼마나 성장할 지 알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K리그1 1위 전북 현대에서 이런 그림이 펼쳐진다. 전북은 최근 율소리 클럽하우스에 '하이 퍼포먼스 테스팅 랩(High Performance Testing Lab, 이하 테스팅 랩)'을 구축했다. 첨단 장비를 통해 선수 근력, 신경을 비롯해 관절, 혈액 등 신체 핵심 요소를 측정하고 분석해 맞춤별 프로그램을 만드는 공간이다. 이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회복과 부상 방지 효율화, 장기적으로는 선수 커리어 관리에 활용할 계획이다.

파트별 세분화가 눈에 띈다. 축구 선수의 핵심인 무릎, 발목 등 각 관절 근력 측정을 측정하고, 주요 부상 부위인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고관절 근력 및 기능을 첨단 장비로 테스팅 한다. 체성분 및 혈액 지표 검사를 통해 선수 체지방 관리 뿐만 아니라 피로, 회복 등 생리 기능 및 대사 상태 점검도 실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개인별 맞춤 훈련, 회복 프로그램을 만들고 출전 시기 및 출전량을 관리한다. 테스팅 랩을 통해 모인 자료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데이터베이스에 입력 후 시각화 해 메디컬팀, 코치진과 정보를 공유하고 활용한다. 1군 뿐만 아니라 2군(N팀) 및 유스팀 선수들까지 전 선수단에 적용된다.

스포츠 사이언스가 국내 프로스포츠 단체, 구단에 자리 잡은 지는 오래됐다. 그러나 구단 차원에서 토털 케어 시스템을 갖춘 팀은 없다. 가장 규모가 큰 프로야구에선 시즌 중 구단 별로 선수 퍼포먼스 관리가 이뤄지긴 하지만, 빡빡한 일정 탓에 심도 있는 측정과 관리엔 한계가 있다. 투수 구속-구질 향상 및 육성을 위해 비시즌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본고장' 미국에 설립된 피칭 랩에 보내고 있다.

테스팅 랩의 출발점은 전북이 사선을 오가던 지난해였다. 유례 없는 부진 속에 교훈을 얻은 전북은 유럽 빅클럽 사례를 참고해 테스팅 랩 구축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해답'을 얻기 쉽지 않았다. 전북 관계자는 "잘 활용하는 팀도 있었지만, 현장과 별개로 구단 차원에서 데이터를 축적하는 데 의미를 두는 팀도 있더라. 우리 실정에 맞는 답을 찾기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북은 현장 스태프들의 의견까지 종합해 기존에 활용하던 장비 외에 필요한 부분을 추려 구매해 테스팅 랩을 구축했다. 전북 관계자는 "일부 장비를 구매했으나, 흩어져 있던 장비를 모으는 등 리툴링을 했기에 생각보다 큰 규모의 자금이 투입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테스팅 랩은 단기적으로는 부상 위험도를 줄이고 최상의 퍼포먼스를 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북은 이를 넘어 데이터를 축적, 분석해 다가올 시즌에서의 활용법도 추산해 선수 커리어 전반을 관리-향상시켜 투자 대비 최상의 효과를 얻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결국 핵심은 '영속성'이다. 데이터 축적이라는 시간이 필요한 테스팅 랩의 특성상, 당장보다는 장기적 관점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체제가 바뀌어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갖췄다고 해도 이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전북이 테스팅 랩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그야말로 범접할 수 없는 '절대 1강'의 면모가 갖춰질 전망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