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152km 1순위 신인이었는데, 실제 최고 구속이 143km? 대체 왜 그럴까

by

[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최고 152km를 뿌리는 좌완 선발 투수. 전체 1순위 신인 정현우를 지칭하는 수식어였다. 그런데 최근 경기에서 최고 구속이 143km밖에 나오지 않는다. 대체 무엇 때문일까.

키움 히어로즈 정현우는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최대어로 평가받아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다. 정우주, 배찬승, 김태현 등 쟁쟁한 경쟁자들보다도 가장 먼저 이름이 불렸다.

고교 시절 정현우의 최고 구속은 152km. 스카우트들이 측정한 최고 구속이었는데, 프로에서는 정작 150km이 넘는 직구 구속이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최고 구속은 148~149km.

가장 최근 등판인 지난 12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3⅓이닝 4안타(1홈런) 3탈삼진 3볼넷 2실점 부진했던 정현우는 직구 최고 구속 143km을 기록했다. 직구 대부분이 141~141km 정도 구속에서 형성됐다. 최근 등판하는 경기에서는 구속이 평균적으로 더 떨어졌다.

우려가 될 수는 있다. 정현우는 시즌 초반 어깨 뭉침 증상이 발생한 후 근육 미세 손상 진단을 받고 거의 두달 가까이 휴식과 재활을 거쳐 복귀했다. 복귀 이후 다시 두달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 정현우가 마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구위는 압도적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4월 12일 데뷔 후 두번째 승리를 따낸 후 9경기에서 승리 없이 6연패 중인 성적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구속 저하가 몸의 이상 때문은 아니라는 게 설종진 감독대행의 설명이다. 14일 SS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설 대행은 "본인도 잘 모르겠다고 한다. 어깨나 팔꿈치에 혹시 이상이 있는지도 확인했는데, 전혀 이상이 없다고 한다"면서 "3회 이후에 투구수가 50개가 넘어서면 자신도 모르게 밸런스가 좀 안맞는 것 같다고 이야기 하더라"고 밝혔다.

결국 멘털적인 문제가 근원이라는 뜻이다. 정현우가 어깨나 팔꿈치에 전혀 이상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전의 구위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예상치 못했던 재활 공백과 복귀 이후 저조한 성적 등 여러 요인들이 겹치면서 심리적 압박감을 크게 느낀 결과일 수 있다.

설종진 감독대행은 "부정적인 생각은 하지 말고, 너의 공을 던진다고 생각하고 던져달라고 했다. 그러고나서 지치고 힘들면 우리가 교체해줄테니까, 1구 1구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주문만 했다. 좋아질거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3회까지는 잘 던지다가 갑자기 무너지는것을 보면, 볼넷이 나오거나 그런 상황에 몰릴때 좀 급한 마음이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12일 등판에서 투구수 67개만에 정현우를 내렸던 설종진 감독대행은 4일 휴식 후 17일 KT전 선발로 다시 정현우를 염두에 두고 있다. 우천 취소로 인한 김윤하의 로테이션을 한차례 거르고, 정현우는 예정된 순서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

프로에서 보낸 첫 시즌. 이제 시즌 종료까지 1개월 남짓 남았다. 남은 시간 동안 정현우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구단과 팬들의 기대치는 여전히 크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