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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70)전기차 전환 '가속페달' 에티오피아…中 진출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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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아프리카 하면 가난한 대륙이라고 생각해 전기차 전환도 더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런 선입견을 뚫고 동아프리카 에티오피아가 급격한 전기차 전환을 꾀하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지난해 초 연료 가격이 치솟은 가운데 가솔린차와 디젤차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세계 최초로 전기차가 아닌 개인 승용차의 수입을 금지한 나라가 됐다.
이에 따라 에티오피아에 매월 10만 대 이상의 전기차가 수입되고 있다.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에티오피아 전역에 10만대 이상의 전기차가 운행된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10년 내 전기차 대수를 최대 50만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에티오피아의 총 차량 보유 대수는 120만대가량으로 중고 수입차가 대부분이다.
상당수가 20년 이상된 구형으로 검은 배기가스를 내뿜는다.
아프리카에서 제2의 인구대국인 에티오피아는 단계적으로 내연기관차를 퇴출할 방침이다.
모든 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없애기 위해 지난해 11월 연료 가격을 최고 8% 인상하기도 했다.

에티오피아의 급진적 전기차 전환에 발맞춰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가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GAC)은 지난 5월 아이온Y, ES9 등 EV 모델 2종을 에티오피아 시장에 선보였다.
이 자리에서 젤레케 테메스겐 에티오피아 투자위원회 커미셔너는 "에티오피아 정부는 가솔린 차량의 생산·수입·조립을 금지했다. 에티오피아는 GAC 그룹 같은 명망있는 회사의 이상적 시장이 될 것"이라면서 현지 제조공장 설립을 요청하기도 했다.
에티오피아에는 중국산 부품을 활용해 전기 미니버스와 버스를 조립하는 공장도 있다.
또 중국과 합작한 전기 스쿠터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인근에서 생산되고 있다.
무게 15㎏의 전기 스쿠터는 1회 충전 시 최대 30㎞를 주행할 수 있어 교통체증이 심한 시내 통근에 유용하다는 것이다.
에티오피아의 전기차 전환은 연료 수입 등에 쓰는 외화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전기차 전환이 만만치 않다.
주민 500만명 이상인 아디스아바바의 전력 공급이 불규칙한 데다 예비용 부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에티오피아 전역에서 전기차 수리점도 아직 두세 곳에 불과해 불편하고 수리 비용이 과다 책정된다는 불평도 나온다고 APTV는 지난해 11월 전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아디스아바바를 기자가 방문했을 당시 도로에서 전기차를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충전시설 부족이 가장 큰 우려 사항이다.
이 때문에 에티오피아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전국적으로 갖추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수입을 줄이기 위해 공장을 국내에 만든다는 계획도 있다.
현대차와 더불어 에티오피아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민간업자의 사업안도 있었으나 소재 구매 문제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에티오피아 한국대사관 측에 따르면 최근 전기차가 확실히 늘었지만, 승용차 중심이다.
주요 교통수단인 승합차나 버스 등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당장 전기차 외에는 차 사기도 어렵고 찻값도 매우 황당할 지경이라고 한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최근 완공을 선언한 르네상스댐(GERD)의 발전을 통해 전기차 전환을 뒷받침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그러나 전력 자체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송배전 인프라 문제로 여전히 정전 등이 발생한다.
도시 지역을 제외하면 지방에는 전기가 안 들어가는 지역이 60% 이상이다.
sungji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