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올해 KBO리그에서 유난히 많은 판정시비를 일으켰던 장면을 하나 꼽자면 바로 '체크스윙'이다. 체크스윙에 대한 비디오판독이 드디어 19일부터 전격적으로 시행된다.
KBO리그는 당초 2026시즌 도입을 목표로 준비했다. 2025년은 퓨처스리그에서 시범으로 운영했다.
하지만 전반기에 오심 논란이 잦아지면서 조기 실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KBO가 7월 제 5차 실행위원회를 통해 결단을 내렸다. 지난달 22일부터 진행한 테스트가 완료됐다.
모든 판독은 KBO 카메라를 통해 이루어진다. 잠실, 고척, 인천, 수원, 대전, 대구, 광주, 부산, 창원 등 10개 구단 홈구장에 설치됐다. 청주, 포항, 울산 등 제 2구장은 아직이다.
일반 비디오판독과 다른 점은 '기회'다. 비디오판독은 정규이닝 동안 2회 신청 가능하며 모두 번복됐을 경우 1회 추가된다. 체크스윙은 번복에 성공하면 기회가 사라지지 않는다. 연장전에 들어가면 기회가 1회 늘어난다. 이 또한 번복 성공하면 유지된다. KBO 관계자는 "이론적으로는 무제한 가능"하다고 했다.
스윙 기준은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배트 각도 90도 초과 여부다.
체크스윙 여부는 사실 명확한 규정이 없다. 야구규칙 상 명문규정이 없다. 근거가 없기에 비디오 판독 대상이 되기 애매했다. 타자가 스윙 의도가 있다고 심판이 간주하면 스트라이크를 줄 수 있어서 근거가 모호했다.
쉽게 말해 '정하기 나름'이라는 뜻이다. 배트 각도 90도도 통상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근거로 정해진 기준일 뿐이다.
이번에 비디오판독을 도입하면서 규칙위원회를 통해 기준을 명확하게 마련했다.
방망이 끝만 보면 된다. 배트가 홈플레이트를 통과했다고 하더라도 각도가 90도를 넘지 않으면 노스윙이다. 반대로 배트가 홈플레이트를 통과하지 않았지만 각도가 90도를 넘었으면 스윙으로 선언된다.
KBO는 '배트가 홈플레이트 앞면을 넘었는지 여부, 또는 손잡이 위치나 신체 회전 등은 판정 시 고려되지 않으며, 배트 끝의 각도가 기준선을 넘었는지 여부로 판정이 내려진다. 번트 시도는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의 경우는 수비측이 다소 유리하다. 비디오판독을 통해 낫아웃 삼진으로 번복되면 수비측에서 타자 태그나 1루 송구 및 베이스 터치를 하지 않았더라도 아웃으로 판정한다.
판정 번복으로 인해 후속 플레이에 영향을 미쳤을 경우 심판팀장의 판단 하에 주자 재배치가 가능하다. KBO는 '판정이 처음부터 올바르게 내려졌을 때의 상황을 기준으로, 잘못된 최초 판정으로 인한 피해나 불이익 또는 과도한 이익의 최소화를 고려하여 판독센터의 조언을 받아 주자의 위치를 재배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올 시즌 체크스윙 판정 때문에 심판원과 감독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지난달 체크스윙 비디오판독 소식에 "잘 됐다고 본다. 체크스윙은 이익을 받아도 찝찝하다. 사실 평소에는 괜찮을 수가 있는데 경기 승패와 직결되는 순간에는 굉장히 예민해진다. 그래서 서로 공평하게 하면 좋다"며 KBO의 결정에 적극 찬성했다.
KBO는 '각 구장의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후반기 경기에서 발생한 체크 스윙 사례들을 자체 분석하는 테스트 기간을 가져왔다. 또한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이 시즌 중 도입되는 신규 규정 임을 감안해 시행 세칙을 각 구단 감독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구단과 선수단에 사전 공지했다. 추가로 현장에서의 혼선을 줄이고 원활한 판독 진행을 위해 심판, 비디오 판독 센터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회의를 개최하고 시행 세칙을 숙지할 수 있도록 했다. KBO는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 시행을 통해서 판정의 정확성을 향상시키고 공정성을 강화해 현장과 팬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